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D데이 안전성 논란과 남은 과제는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D데이 안전성 논란과 남은 과제는
일본이 24일 오후 1시쯤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모아둔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다.
지난 2021년 4월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8개월 만이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된 오염수는 해류를 타고 북태평양 전역에 퍼진 뒤
그 주변 해류를 타고 다시 돌아와 한국 남해안 주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염수 방류가 국내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다만 원자력 전문가들은 일본 측에서 내놓는 오염수 속 방사능물질 농도 수치를 보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로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면서 생긴 잔해가 방사성 물질을 내뿜었다.
그 결과 냉각수와 지하수가 방사능에 오염되면서 지금의 오염수가 됐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저장하기 위해 원전 부지에 1068개의 저장탱크를 만들었는데 이 탱크가 거의 차면서 해양방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정화 작업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처럼 인체에 치명적 악영향을 주는 방사능 물질을 기준치 이하까지 걸러낸다.
ALPS 시험 가동 중에 여전히 방사능 물질이 배출 기준보다 많이 남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본 정부는 “배출 기준 밑으로 방사능 농도가 떨어질 때까지 반복해서 정화 작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LPS가 오염수 속 삼중수소만큼은 거르지 못한다는 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삼중수소가 중수소와 만나면 헬륨으로 변하며 방사선을 내뿜는다.
이 방사선은 인간 피부를 뚫지는 못하지만 물과 섞여 세포 속으로 들어가면 피폭을 일으킨다.
삼중수소에 피폭되면 생식 기능이 떨어지고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ALPS를 이용해 최대한 걸러내고도 남은 삼중수소는 바닷물로 희석해 농도를 낮춘 뒤 방류할 예정이다.
오염수는 길이가 1㎞ 정도 되는 방류터널을 통해 바다로 빠져나가게 되는데 그 전에 상류·하류 수조를 거친다.
그 과정에서 농도가 400분의 1 수준으로 희석된다는 게 일본 정부 측 설명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월 공동 연구를 통해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삼중수소가 얼마나,
어떻게 퍼지는지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했다.
당시 연구팀은 한국의 관할 해역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의 농도는 유의미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할 것이라는 결론을 냈다.
분석에 따르면 오염수는 후쿠시마 앞바다를 시작으로 북태평양을 크게 한 바퀴 돌아 약 10년을 조금 넘은 뒤에야 한국 바다에 도달한다.
그 시점에 삼중수소 농도는 0.001Bq/m³ 내외. 국내 해역의 기존 삼중수소 농도가 평균 172Bq/m³인 것을 감안하면 10만분의 1 수준이다.
연구를 진행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김경옥 책임연구원은 “이 정도 농도는 실제 해양에 존재하는 삼중수소에 비해서 상당히 적은 양”이라며
“수치만 보면 크게 영향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정도 분석 결과만 갖고 오염수 방류가 100% 안전하다 확신할 수는 없다.
조양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2011년 4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약 10년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유출된 세슘이 수심에 따라 어떤 식으로 퍼졌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수심 200~500m에 해당하는 ‘아표층’에서는 세슘이 북태평양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게 아니라 금방 일본 주변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심이 깊은 곳에서 해류가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흐르는 ‘모드 워터(Mode Water)’라는 현상 때문이다.
오염수 속 삼중수소가 깊은 바다 속에서는 비교적 10년이 아니라 더 빨리 한국 바다 주변으로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