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산실 獨 막스플랑크 회장 기초과학 예산 아끼면 안 돼
노벨상 산실 獨 막스플랑크 회장 기초과학 예산 아끼면 안 돼
노벨상 산실로 꼽히는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회(MPG)의 패트릭 크래머 회장은 “기초 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내려면 10~20년 동안의 지원이 중요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문제와 과학적인 큰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 주제를 균형 있게 선정해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회와 한국 기초과학연구원(IBS), 연세대는 11일 공동으로 ‘글로벌 과학리더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과 독일이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학술교류나 인재 양성, 공동연구센터 설립까지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날 세 기관은 연구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크래머 회장은 간담회에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회는 지금까지 3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조직”이라며
“마찬가지로 기초과학 분야를 연구하는 IBS, 연세대와 협력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크래머 회장은 최근 아시아가 가장 역동적으로 과학 연구를 하고 있다고 꼽았다. 이 중 협력 대상으로 한국을 택한 이유로
“가장 혁신적인 국가면서 과학과 기술 연구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 답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최대 규모의 연구혁신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에 준회원국으로 합류한 몇 안 되는 유럽 외 국가인 것만 봐도 과학에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막스플랑크 연구회와 IBS는 나노의학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허브를 만들고, IBS-막스플랑크 센터를 한국에 설립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막스플랑크 센터는 막스플랑크 연구회가 해외 기관과의 협력 연구를 위해 설립한 기관으로 현재 9개국 17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센터가 유일하다.
IBS는 이번 MOU로 막스플랑크 연구회와의 협력이 두터워지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막스플랑크 연구회에 센터 설립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노도영 IBS 원장은 “이번 MOU를 시작으로 기후나 양자과학, 뇌과학과 같은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고
센터를 설립해 한국과 독일 간의 인재 교류도 활발해질 것”이라 밝혔다.
크래머 회장은 “나노 의학 분야 외에도 여러 분야에 대해 기회가 열려 있다”며 “뛰어나면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분야를 선정해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과학 진보 속도가 어느때 보다 빠르지만 기후위기 같은 난제도 커지는 만큼 국제 협력이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협력과 관련해 정부에서 지원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막스플랑크 연구회같은 세계적인 기관과의 협업에서는 지식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재 양성의 의미도 있다”며
“국내 인재들이 세계적인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될 것”이라 밝혔다.
이날 크래머 회장은 이론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의 신조 ‘통찰은 응용에 앞선다’를 언급하며 기초분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크래머 회장은 “정치적으로는 과학적 성과를 일찍 얻기 원하지만 노벨상 받는 사람만 봐도 수십 년이 걸린다”며 “기초과학에서는 자금 지원이 꾸준히 유지될수록 위험 부담이 적어지고
그만큼 획기적인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예산을 아끼다가 뒤처진 분야는 하루아침에 따라잡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기피가 만연하다. 이에 대해 크래머 회장은 “기초과학 학계에 인재들을 꾸준히 모으려면 ‘매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과학 연구가 ‘쿨’하다는 것, 세계 최초로 무언가를 발견하는 기쁨은 학계에 몸담을 때 가능하다는 점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