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오파지 호흡기 부작용 확인
박테리오파지 호흡기 부작용 확인
내성을 일으키는 항생제의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는 박테리오파지가 호흡기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테리오파지는 항생제 내성과 관계 없이 박테리아 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어 여러 기업이 세균성 감염병 치료제 연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박테리오파지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 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니퍼 봄버저 미국 다트머스 가이젤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4일 국제 학술지 ‘플로스(PLOS)’에 “박테리아성
감염병 치료제로 박테리오파지를 사용하면 호흡기 상피세포의 미세 환경을 바꾸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의 일종인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의 천적’으로 불린다.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를 숙주로 삼아 번식한다.
박테리아에 감염된 박테리오파지는 자신을 복제하고 세포를 파괴하면서 나온다.
박테리아를 물리적으로 죽이는 특성 덕분에 박테리오파지는 항생제를 대체할 치료제로 주목받는다.
항생제 오남용으로 내성균이 늘고 있으나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하면 항생제 내성과 관계 없이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인간 세포에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작용 여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봄버저 교수는 “박테리오파지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실험을 통해서 알려진 사실은 거의 없다”며
“박테리오파지가 인간 세포에 감염되지 않더라도 물리적 접촉을 통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박테리오파지가 인간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했다.
치료제로 개발되는 박테리오파지 4종을 인간의 폐 세포와 함께 배양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박테리오파지는 인간 세포에 직접적으로 감염되지는 않더라도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리오파지를 항생제 대용으로 사용했을 때 호흡기에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부작용의 원인으로 미세환경 변화를 꼽았다. 박테리오파지가 세포의 주변 환경을 산성으로 만들고 이로 인해 염증을 유발했다.
박테리오파지의 크기도 염증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드러났다.
산성 환경에서 폐 세포가 만든 수용체에 박테리오파지가 결합하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량도 증가했다.
박테리오파지의 크기가 염증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도 나왔다.
4종의 박테리오파지 중 크기가 가장 작은 ‘PSA34′와 폐 세포를 함께 배양했을 때 가장 많은 사이토카인이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PSA34는 폐 세포 깊은 곳까지 침투해 염증 반응을 강하게 유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박테리오파지 치료제를 개발할 때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박테리오파지 관련 가이드라인에서 동물 세포에 대한 실험 결과를 요구하지 않고 있어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봄버저 교수는 “같은 효과를 가질 때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박테리오파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며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