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사람 보는 위성 쏜다 에어비앤비처럼 구역별 임대
우주서 사람 보는 위성 쏜다 에어비앤비처럼 구역별 임대
찜통더위 부른 북태평양 고기압 한중일 손잡고 예측 정확성 높인다
한 변호사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에 쫓긴다. 정보기관의 추격을 피하려 한 건물의 옥상에서 브로커와 이야기를 나누지만
초고해상도 인공위성의 감시로 추적을 피할 수 없다.
1998년 개봉한 영화 ‘에너미 오브 더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의 주인공이 정보기관으로부터 쫓기는 장면이다.
한국 우주 기업도 곧 영화처럼 우주에서 지구의 사람을 구별할 정도의 초고해상도 위성을 갖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77,500원 13,500 5.11%)의 자회사인 쎄트렉아이(39,350원 2,250 6.06%)가 주인공이다.
내년 3월 발사를 앞둔 쎄트렉아이의 초소형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는 해상도가 30㎝이다.
지구 저궤도에서 지상을 볼 때 가로와 세로 30㎝를 한 화소로 인식하는 수준인데, 이 정도면 사람이 걷는 동선과 교통 수단의 종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는 2019년부터 수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어왔다.
영국 런던대에서 유학한 뒤 1999년 발사된 한국의 세 번째 인공위성 우리별 3호 개발에 참여했다.
같은 해 쎄트렉아이 창업에 참여했다. 우리별 3호의 해상도가 15m였으니, 창업 25년 만에 위성의 해상도를 50배 끌어올린 셈이다.
위성의 해상도를 높이려면 망원경처럼 생긴 광학 탑재체의 구경(지름)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구경이 커질수록 위성 본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
정확도와 정밀도가 최대 확보된 상태에서 운영해야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다.
김 대표는 “탑재체 구경이 커지면 위성 운영은 제곱에서 세제곱 수준으로 난도가 올라간다”고 했다.
그는 “가장 최근에 해외로 납품한 위성의 망원경 구경이 60㎝였는데, 스페이스아이-티는 구경이 1m에 달한다”며
“쎄트렉아이의 기술 수준이 기존보다 모두 올라가면서 개발에 성공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쎄트렉아이의 목표는 우주업계의 ‘에어비앤비’나 ‘쏘카’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숙소나 자동차를 임대하듯 돈을 내고 특정 궤도 구역에서 위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제조사가 위성 완제품을 납품하거나, 영상만 제공하는 기존의 사업 모델을 넘어서는 방식이다.
사업 방식을 변경한 가장 큰 이유는 ‘보안’이다.
김 대표는 “초고해상도 영상을 필요로 하는 곳은 주로 국방이나 안보처럼 보안에 민감한 분야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성 해상도가 좋아지다 보니 촬영하는 지역을 외부에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사용자는 해당 지역 상공에서 해상도가 높은 민간 위성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면서 원하는 목적에 효율성 높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쎄트렉아이는 위성 완제품 수출도 이어가고 있다.
2005년 말레이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스페인에 위성을 만들어 팔았다.
지난 4월 발사한 국내 첫 양산형 초소형 군집위성 ‘네온샛’과 지난해 말 제주 해상에서
쏜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처럼 다양한 위성 기술로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위성영상이 국방과 안보뿐 아니라 도시 계획, 자율주행, 금융처럼 다양한 분야로 뻗어갈 것을 대비한 것이다.
SAR 위성은 레이더를 순차적으로 쏜 후 지면에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의 차이를 이용해 정밀한 영상을 얻는다.
광학카메라를 장착한 위성은 구름이 끼거나 밤이 되면 지상을 관측할 수 없지만
SAR 위성은 전파를 이용하는 덕분에 날씨와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김 대표는 “현재 해외 정부 기관 두 곳과 민간 기업 한 곳과 위성 수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SAR 위성도 자체
개발을 진행 중인데, 해외 파트너와 함께 발사 시점을 정해 놓고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