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핵실험 캐나다·멕시코까지 방사능 낙진 퍼졌다
인류 최초의 핵실험 캐나다·멕시코까지 방사능 낙진 퍼졌다
미국은 1945년 뉴멕시코주의 핵실험장에서 원자폭탄 실험인 ‘트리니티 핵실험’을 했다.
전 세계 최초의 핵실험으로 기록된 당시 사건으로 인한 영향이 그간 과소평가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당시 핵실험은 미국 본토 전역은 물론 인근 국가까지 영향을 미쳤다.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이달 20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트리니티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낙진이
10일 만에 미국 본토 46개주와 멕시코, 캐나다까지 퍼져나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기존 핵 실험으로 예측했던 낙진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를 확인했다.
핵실험 당시 기상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심층 연구에 어려움을 겪던 연구진은 최근
유럽 중기 기상 예측센터가 공개한 기후 패턴 자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세바스티앵 필리프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엄청난 발견이지만, 누구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예상됐던 결과”라고 말했다.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최신 모델링 기법에 과거 기상 자료를 입력해 트리니티 핵실험 당시의 방사능 낙진 확산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핵실험이 이뤄진 뉴멕시코주의 방사능 수치 중 87%가 트리니티 핵실험의 영향으로 발생했으며 핵실험이
이뤄진 소코로 카운티는
미국에서 5번째로 높은 방사능 수치를 기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트리니티 핵실험과 함께 네바다주에서 이뤄진 지상 핵실험 93건에 의해 발생한 방사능 낙진 지도도 만들었다.
지도에 따르면 뉴멕시코에서 시작된 방사능 낙진은 북부로 퍼지기 시작해 동부와 남부에 차례로 영향을 미쳤다.
뉴멕시코주 북서쪽에 있는 워싱턴주와 오리건주를 제외한 미국 전역이 핵실험의 영향을 받았다.
이번 연구로 방사능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뉴멕시코주 핵실험장 인근 주민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은 1990년 ‘방사선 노출 보상법(RECA)’을 만들고 방사능 노출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해 왔다.
그러나 뉴멕시코인들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던 상황이다. 현재 RECA법에 따르면 보상은 2024년까지만 이뤄진다.
핵실험 피해자들의 보상 재검토를 요구하는 단체인 ‘툴라로사 분지 다운와이더 컨소시엄’에 따르면 당시 핵실험장
인근 150마일(약 240㎞) 이내에는 50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핵실험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이들은 대피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나 코르도바 툴라로사 분지 다운와이더 컨소시엄 설립자는 “트리니티 핵실험에 대한 새로운 정보는
기념비적인 새로운 정보”라며 “당시 핵실험에 대한 피해자들의 증언이 확실하다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