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후유증 길어질수록 인지능력 떨어진다
코로나19 감염 후유증 길어질수록 인지능력 떨어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완치되더라도 후유증, 즉 롱코비드가 길어지면 인지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억과 추론, 계획 능력이 저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런던 연구진은 11만2964명을 대상으로 2922년 하반기 5개월간 자체개발한 온라인 인지 평가를 진행했다.
이 평가 도구는 연구진이 기억의 여러 측면과 함께 공간 계획, 언어추론, 단어 정의 같은 인지기능을 측정하기 위해 8가지로 고안된 것이다.
평가에 참여한 사람의 41%(약 4만6315명)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었다.
연구자들은 코로나19 미감염자와 감염자, 감염자 중에서도 롱코비드를 겪지 않은 사람과 겪은 사람으로 분류해 지능지수(IQ)를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 이후 증상이 지속되는 사람들은 코로나19에 한 번도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보다 IQ가 6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 후 후유증이 없던 사람이라도 미감염자에 비해 IQ가 3점 낮게 나타났다. 후유증이 심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사람은 미감염자에 비해 9점이나 낮에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한 코로나19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가능하기 전인 대유행 초기에 감염됐던 사람들이 IQ 점수가 가장 낮은 것을 확인했다.
백신을 맞은 사람은 미접종자보다 수행 능력이 다소 더 좋았다. 한 번 이상 감염된 사람은 한 번 감염된 사람보다 점수가 약간 낮았다.
연구를 이끈 애덤 햄프셔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뇌과학부 교수는 28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을 통해 “롱코비드로 인한 인지저하
즉 브레인포그가 실제로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고 증상도 매우 광범위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 브레인포그 역시 IQ 같은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지능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폴 엘리엇 역학및공중보건학과 교수는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를 통해 “롱코비드로 인한 인지 능력 저하가
영원한 것은 아니”라며 “1년 넘게 후유증을 겪었어도 회복한 사람은 후유증이 짧았던 사람과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이 사고와 기능을 심각하게 손상시켰음을 뜻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롱코비드가 브레인포그(뇌에 안개가 낀 듯한 현상),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를 유발한다는 근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제임스 잭슨 미국 밴더빌트대 의대 교수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이 연구결과는 일반적으로 롱코비드를 겪는 사람들에게 인지 저하가 있을 수 있음을 뜻한다”며 “이전의 여러 소규모 연구 결과나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대개 IQ가 85~115점이면 평균 지능으로 본다. 전문가들이 주시하는 변화는 15점 정도다.
3~6점 정도 변화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른 데서 문제를 찾았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이고르 코랄니크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신경감염질환및글로벌신경학 책임자는 “이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전과 같은
일상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며 “IQ 3점 차이가 일상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잭슨 교수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미묘한 인지능력 차이조차 중요할 수 있다”며
“가령 엔지니어인데 롱코비드로 인해 기술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