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 들이마시는 코로나 백신 눈 앞 주사 대체할까
코로 들이마시는 코로나 백신 눈 앞 주사 대체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예방 효과가 있는 코로 들이마시는 흡입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 머지않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실험 결과에서 강력한 면역 효과가 확인되면서 향후 미국의 화이자와 모더나,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가 내놓은 주사형 백신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광휘 중국과학원 생화학공학국가핵심연구소장 연구팀은 이달 13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코로
들이마시면 기관지와 폐까지 전달되는 코로나19 백신이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굵기가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인 가루 형태의 이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과는
다르게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 단백질을 활용한 단백질 백신이다.
코로 흡입하면 콧속에서 에어로졸 형태로 바뀌어 기관지를 거쳐 폐 깊은 곳까지 전달된다.
기관지와 폐에서 흡수된 백신은 바이러스와 싸울 면역계를 활성화한다.
코로 들이마시는 백신에 대한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콧속에 들어와
호흡기 점막에 들러붙으면서 몸속으로 침투하는데 감염을 막으려면 바이러스가 혈류에 침투하기 전인 콧속에 있을 때 잡아내야 한다.
사람 몸은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면역글로불린A(IgA)라는 항체를 만드는 데 만약 이 ‘1차 관문’이 뚫리면 바이러스가 호흡기 세포를 감염시킨다.
이렇게 되면 다시 혈류에 있는 항체와 면역글로불린G(IgG), 대식세포, T세포가 ‘2차 관문’ 역할을 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다.
현재 화이자, 모더나, 노바티스가 개발해 판매하는 주사형 백신은 혈류에 직접 주입하기
때문에 ‘1차 관문’인 호흡기 점막이 아니라 ‘2차 관문’에서 감염 세포를 잡는다.
그만큼 감염 예방 효과는 떨어지지만 중증화를 막는 효과가 있어 지금까지 접종을 권고해왔다.
과학자들은 최근 개발되고 있는 코에 뿌리는 비강 백신이 기존의 주사형 백신보다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고 보고 있다.
비강에 스프레이 형태로 백신을 뿌리면 콧속을 코팅해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차단할 뿐 아니라, 비강에 IgA를 생성해 감염 예방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비강 백신 개발에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코에 스프레이를 뿌리면 약물이 대부분 점막에 들러붙지 못하고
목구멍 안으로 그냥 들어가거나, 재채기를 일으켜 다시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연구진은 사람 몸에 무해한 세균 단백질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조각을 섞어
크기가 20나노미터(㎚·10억분의 1m)인 입자를 만들었다. 스파이크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호흡기 세포에 들러붙을 때
사용하는 일종의 열쇠 역할을 한다. 몸속에 들어가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도 바이러스에 대항할 면역세포가 생성된다.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백신 약효가 있는 나노입자를 만들 때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모두 이용했다.
이 나노입자를 구멍이 숭숭 뚫린 마이크로입자에 흡수시켰다. 마이크로입자는 크기가 10㎛로 매우 작은 가루 형태로,
코로 흡입하면 폐까지 들어간다. 여기서 나노입자가 배출되면 면역계가 활성화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한다.
연구팀은 생쥐와 햄스터, 붉은털원숭이에 5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을 2회, 또 10㎍용량을 1회 코로
흡입하게 하고 면역계가 활성화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흡입한 가루 백신의 95%가 기관지를 거쳐 폐까지 도달한 것을 확인했다.
또 마이크로입자에서 배출된 나노입자가 흡수되면서 혈류에 코로나19 주사형 백신을 맞았을 때 혈류에
생기는 항체인 IgG가 생성된 것을 확인했다. 콧속의 ‘1차 관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항체인 IgA도 생성돼 오랫동안 지속됐다.
연구진은 이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예방 효과가 60% 정도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이 개발한 코로나19 비강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30%인 것과 비교해 2배나 효과가 개선된 것이다.
또 T세포도 확인돼 만약 감염되더라도 중증화를 예방할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