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똑똑 과학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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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를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 제목입니다. 만능 치료약 같은 느낌이 날 정도로 유전자 가위에 대한 기대가 큰 걸 알 수 있습니다.
의학과 바이오 분야만이 아닙니다. 농업에서도, 투자업에서도 유전자 가위는 언제나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용어로 쓰입니다.
언제든 접할 수 있는 용어지만, 정작 ‘유전자 가위’가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조선비즈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 유전자 가위가 정확히 어떤 뜻인지 임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이학박사)과 함께 쉽게 풀어봤습니다.
왜 가위인가
유전자 가위는 최첨단 바이오공학 기술처럼 보이지만, 사실 세상에 나온 지 20년은 더 된 기술입니다.
세포의 유전자를 교정하는데 쓰이는 기술을 유전자 가위라고 부르는데, 1세대부터 3세대까지로 세대 구분을 합니다.
특정 염기를 잘라내는 데 활용하는 효소의 종류에 따라 1세대를 징크핑거 뉴클레이즈(ZEN·젠), 2세대를 탈렌(TALEN)이라고 부릅니다.
1세대와 2세대도 주목 받는 기술이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까지는 아닙니다.
유전자 가위가 지금의 지위에 올라선 건 3세대인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이 등장하면서입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는 2012년 6월 2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공로로 다우드나 교수는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장과 함께 2020년 노벨 화학상을 함께 수상했습니다.
노벨상을 받은 건 2020년이지만 처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노벨상은 다우드나 교수가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죠.
크리스퍼가 앞선 유전자 가위 기술보다 주목받는 건 효율과 정교함이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퍼는 박테리아가 내부에 침입한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사용하는 면역 시스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겁니다.
박테리아는 내부에 침입한 바이러스의 DNA 염기 일부를 잘라서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같은 DNA를 가진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효소 단백질을 이용해 잘라냅니다.
크리스퍼는 박테리아의 이런 면역 시스템을 DNA를 자를 때 이용하는 원리입니다.
실제 가위처럼 생긴 게 아니라 무언가를 자를 때 사용하는 가위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해서 ‘유전자 가위’라는 이름이 붙은 거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가이드 RNA(리보핵산)와 캐스(Cas) 단백질로 구성되는데, 가이드 RNA가 잘라야 하는
부분을 붙잡아 두면 캐스 단백질이 여기에 결합하면서 해당 부위를 잘라내게 됩니다.
뭘 자르는 걸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자르는 대상은 ‘DNA’입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가 자신의 고유한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이걸 DNA라고 부릅니다.
DNA는 염기는 아데닌(A), 구아닌(G), 사이토신(C), 티민(T)의 네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A와 T, C와 G가 항상 결합하는데, 이 염기의 배열 순서에 따라 유전정보에 차이가 생기는 겁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바로 이런 염기서열을 정확하게 인식해 딱 자르는 겁니다.
염기서열을 자르고 이 자리에 다른 염기를 넣으면 유전정보가 달라지면서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