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로 찍고 사람 세포 넣어 만든 로봇 손
프린터로 찍고 사람 세포 넣어 만든 로봇 손
디저트 배 따로 있다 사실? 설탕 먹으면 배불러도 더 먹고 싶어져
플라스틱 뼈와 인체 세포를 배양해 만든 근육으로 제작한 하이브리드 로봇 손이 개발됐다.
장애인을 위한 의수는 물론 장기적으로 사람의 실제 팔과 다리를 대체할 첨단 로봇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본 도쿄대와 와세다대 연구팀은 12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인체 세포를 배양한 근육을 사용해 움직이는 로봇 손 제작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한 로봇 손은 사람 근육을 써서 만든 로봇 손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다.
최근 10년 새 사람이나 동물의 근육을 이용해 로봇을 만드는 시도는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해 9월 동물 근육세포로 작동하는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 개념이 2012년 처음 제안된 이후 기계의 정교함이 더욱 향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사람의 정밀한 손 움직임을 모방하기 위해 근육 조직을 이용하기로 했다.
사람의 골격근 세포를 배양한 다음 길이 3㎝의 길쭉한 형태의 근육(힘줄)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손가락 5개로 구성된 로봇 손을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해 다중근육조직 액추에이터(MuMuTA)라는 독특한 장치를 제작했다.
배양기에서 자란 가는 근육 조직을 초밥 롤처럼 말아 수축력과 충분한 길이를 확보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빗대 이번 논문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일본의 ‘초밥 롤’처럼 만들었다는 표현을 썼다.
연구진은 액추에이터를 성인 남성 손 길이보다 조금 큰 18㎝크기의 손가락 모양의 틀에 연결했다.
3D프린팅으로 찍어낸 이 로봇 손 틀은 사람 손과 손가락에 해당하는 기능을 한다.
이렇게 액추에이터와 연결된 손가락은 전기 자극을 주면 구부러졌다가 다시 펴진다.
엄지와 약지, 새끼손가락만 구부려서 가위바위보 놀이에서 내는 가위 모양의 제스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손가락 몇 개만 써서 실험용 유리관을 정교하게 잡기도 한다.
사실 인체 세포로 만든 액추에이터는 사람의 팔과 다리를 대체할 정도로 크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손이나 팔, 다리에 들어가려면 큰 근육이 필요하다. 한 가지 방안은 더 길고 더 많은 수의 근육 섬유를 사용해서 더 높은 수축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두꺼운 근육 조직은 괴사를 겪기 때문에 실험실에선 키우기 어렵다.
영양소와 산소는 굵은 근육 조직에 침투하기 어려워서 세포 조직이 죽는다.
하지만 이번 로봇 손에 들어가는 액추에이터가 성공적으로 작동하면서 더 큰 부위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여전히 근육을 로봇의 구동장치로 쓰기엔 모터나 기계식 액추에이터보다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사람은 장시간 운동을 하면 산소와 혈류가 부족해지고 젖산이 쌓이면 피로감이 생긴다.
사람의 근육을 쓰는 로봇 손도 장시간 사용하면 비슷한 현상이 근육 세포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과학자들은 인간과 동물의 뛰어난 회복력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진도 배양 근육을 사용한 로봇 손이 휴식을 취하고 1시간가량 지나면 회복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됐다.
연구진은 현재 액체 안에서 안정적으로 진행하던 실험에서 벗어나 공기 중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손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