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택시 위협하는 빌딩풍 찾아라
하늘 위 택시 위협하는 빌딩풍 찾아라
미래 교통수단인 도심항공교통(UAM)이 전 세계 곳곳에서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이 운항에 필요한 기상관측·예측 체계를 만든다.
UAM 기체가 도심으로 추락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UAM 기상관측·예측은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에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14일 과학계에 따르면 기상청은 올해 연구개발사업 신규과제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안전운용체계 핵심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운용체계 핵심기술을 개발할 연구기관을 선정 중이다.
사업비는 3년간 164억5800만원으로 UAM 운항에 필요한 도심 기상을 관측하고 예측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UAM은 도심에서 이동 시간을 크게 줄일 이른바 ‘에어택시’ 역할을 할 차세대 모빌리티다.
한국에서는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사업을 통해 연구개발 컨소시엄들이 전남 고흥에서 기체와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 운항통제, 교통관리를 실증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도권 지역의 아라뱃길에서 실증에 나선다. 프랑스에서는 독일 업체가 올해 7월 파리올림픽을 맞이해 에어택시를 시연할 예정이다.
UAM 개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은 바로 안전이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을 날아다니다 보니 한순간의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큰 건물 사이를 지나며 강하게 발달하는 빌딩풍이나 여러 개의 기체가 움직이며 일으키는 바람은 UAM 운용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메릴랜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 호주 멜버른대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도심에서 발견되는 바람과 난기류가 UAM 기체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기체의 날개가 움직이지 않는 ‘고정익’이나 회전하는 날개로 양력을 얻는 ‘회전익’에 상관없이 빌딩풍은 항공기 운항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UAM 운용에 필요한 기상관측·예측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도심 대기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바람에 대한 데이터를 쌓는 것이 어렵다.
인공지능(AI) 기법의 하나인 데이터 동화 기술로 도심 기상예측 모델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실제 날씨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오차가 있다.
한국은 전국 494곳에 무인 기상측정 시스템(AWS)를 설치해 기온과 강수량 바람을 측정하지만, UAM 운항 구간을 모두 측정하는 건 불가능하다.
기상청은 UAM 안전운용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총 5개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에 나선다.
구체적으로는 ‘도심 기상정보 생산’과 ‘회랑 위험기상 감시를 위한 이동 관측’ ‘3차원 기상 실황 정보 생산’ ‘UAM 특화 초단기 고해상도 기상예측’ ‘UAM 특화 확률 기반 위험기상 예측’이다.
실제 관측 정보를 기반으로 UAM 전용 초단기·고해상도 예측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도심 기상관측·예측을 포함한 UAM 안전운용체계는 앞으로 UAM 산업 성장을 이끄는 데 중점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UAM의 상업 운용을 허가하고 있는 가운데, 안전한 교통관리체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K-UAM 로드맵’에 따르면 전 세계 UAM 시장 규모는 2040년 6090억 달러(802조3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이 개발할 UAM 전용 기상관측·예측 기술은 한국 기상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존 장비로는 파악할 수 없는 항로와 도심 기상정보를 관측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기술”이라며 “UAM의 안전한 운용을 위해 해당 기술 확보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상관측·예측 기술을 전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만큼 도전적인 연구개발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