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빈대 미국은 지금 진드기와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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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빈대 발견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진드기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017년 서양에서 처음 발견된 아시아긴뿔진드기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13일 국제 학술지 의료곤충학 저널(Journal of Medical Entomology)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이
최근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소 세 마리가 진드기에게 물려 죽었다는 보고를 받고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목초지에서 90분 만에 9287마리의 진드기를 포획했다.
연구팀이 이 가운데 아시아긴뿔진드기로 판별된 100마리의 암컷 성체 진드기를 살펴본 결과,
그중 여덟 군데에서 채집된 진드기에서 인수 공통 전염병인 아나플라즈마 파고사이토 필룸(Anaplasma phagocytophilum)이 발견됐다.
진드기에게서 살아남은 소 무리에서는 이 질병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죽은 소들은 병이 아니라 수만 마리의 진드기가 한꺼번에 흡혈을 하면서 생긴 과다출혈로 숨진 것이다.
이후 목장에 살충제를 뿌리는 방제 작업을 진행했고 진드기는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같은 목장에 다시 진드기가 나타났다.
살충제는 개별 진드기에 직접 닿아야 효과적이고, 성충이 알을 낳기 전에 방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진드기가 돌아온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무성생식을 할 수 있는 암컷
진드기의 능력과 큰 풀밭에 숨어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특성 때문이라고 봤다.
진드기는 이후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진드기는
이미 오하이오 외에도 아칸소, 코네티컷, 인디애나, 뉴욕 등 모두 19개 주에서 발견됐다.
중부에서 처음 발견된 후 남부와 동부로 퍼져나가는 모양새다.
오하이오 주립대의 수의학 예방의학 조교수이자 논문의 제1 저자인 리사 페사파네(Risa Pesapane)는
“아시아긴뿔진드기는 살충제 살포로 완전히 방제할 수는 없다”며 “정기적으로 감시와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다만 아시아긴뿔진드기가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킬 만큼 많은 양의 세균을 전달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진드기를 막기 위해 방충제는 물론, 옴 치료제로 쓰이는 퍼메트린으로 특수
처리된 옷을 입을 것을 권장하고 가능한 한 빨리 진드기를 사람과 동물에게서 제거할 것을 권장했다.
빈대로 시끄러운 한국 역시 진드기 안전 지대가 아니다. 지난 8월 질병관리청에서는
‘2022년 참진드기 발생 밀도 조사 현황’을 통해 진드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한국의 참진드기 역시 바이러스, 세균, 리케치아나 기생충 등 다양한 병원체를 전파하는
감염병 매개체”라며 “특히 풀밭과 잡목림, 무덤 등에서 많이 발견돼 위험정보 제공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맡았던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의 이희일 과장은 “한국에 서식하는 진드기는
SFTS를 전파하는 참진드기와 쯔쯔가무시병을 전파하는 털진드기로 나뉜다”면서
“SFTS의 경우 치명률이 18% 정도로 높은 편이며, 쯔쯔가무시병은 치명률은 낮지만 매년 6000명 정도
발병하는 질병이라 미국보다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야외활동 시 전용 작업복을 입고 피부 노출을 최소화한 후 귀가 즉시 옷을 털어 세탁해야 한다”며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보건소나 의료기관에 방문하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