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위성 귀환 청사진 나왔다 로봇팔 포획
한국 첫 위성 귀환 청사진 나왔다 로봇팔 포획
우주에서 고장난 인공위성을 고치거나 위성 잔해를 치우는 ‘로봇팔’을 개발하기 위한 청사진이 나왔다.
13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우주물체 능동제어 선행기술개발에 2027년까지 총 44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1단계로 2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본적인 시스템 설계에 나선다.
2차년도에 지상 검증, 3차년도에 시스템 상세 설계를 거쳐 4차년도인 2027년에 실제 위성을 조립해 발사하는 계획이다.
우주물체 능동제어는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말해서 우주 공간에서 인공위성 같은 물체에 접근해 위치를 바꾸거나 궤도를 변경하는 기술을 말한다.
우주물체가 갈수록 많아지면서 우주물체를 수리하거나 연료를 보급하고, 잔해물을 치우는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런 서비스를 지구 궤도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라는 의미로 ‘궤도상 서비스’라고 부르는데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31일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궤도상 서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궤도상 서비스는 우주 기술개발 후발주자인 한국도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의 노스럽 그루먼을 제외하면 아직 해외에도 제대로 된 궤도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노스럽 그루먼은 2021년에 MEV-2호를 발사해 IS-1002호와 도킹하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궤도상 서비스는 우리가 뒤처진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하면 미래 시장 선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물체 능동제어 기술 개발은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된다. 2027년까지 선행기술 확보를 우선 추진한다.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핵심 기술은 우주용 추력기·추력제어 기술, 랑데부 기술, 근접센서 기술, 식별·조사 기술, 위치제어 및 궤도 이탈 기술이다.
첫 번째 단계의 핵심은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다.
누리호 6차 발사 때 과기정통부는 포집위성 1호를 우주로 보낼 계획이다.
포집위성 1호는 차세대소형위성 3호로 결정됐다.
차세대소형위성 3호의 목표는 국내 최초의 인공위성이자 우주를 떠돌고 있는 우리별 위성 2호를 찾아서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주물체 능동제어 기술을 고도화하고, 기술력을 실증할 수 있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구상이다.
그렇다면 차세대소형위성 3호가 어떻게 우리별 위성을 지구로 귀환시킨다는 걸까.
과기정통부가 작성한 우주물체 능동제어 기술 개발 계획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의 논문을 보면 구체적인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일단 차세대소형위성 3호는 누리호를 이용해 약 500㎞ 고도의 태양동기궤도에 투입된다.
이후 추력기를 사용해 1800㎞까지 상승한 뒤 목표인 우리별 위성과 ‘RAAN(승교점 경도)’을 1도 이내로 맞추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우리별 위성이 있는 800㎞ 태양동기궤도로 하강한 뒤 RCS 추력기와 비전 센서를 이용해 목표와 최대한 근접 비행을 한다.
이후 로봇팔과 그물을 이용해 우리별 위성을 포획한 뒤 대기권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우리별 위성 귀환 작전이 성공하면 우주물체 능동제어 기술 개발은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2028년부터 2032년까지 능동제어 고도화 기술 개발 및 우주 실증 사업이 시작된다.
2030년대에 본격화될 소행성 탐사와 궤도상 서비스에 쓸 수 있는 실전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다.
시장조사기관인 NSR에 따르면 궤도상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30년에 62억달러(약 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국가 우주자산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도 우주물체 능동제어 기술 개발 사업으로 확보한 기술을 장기적으로는 민간에 이전해 새로운 서비스 시장을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