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美 공동 연구진 반도체 미세화 돌파구 찾았다
韓 美 공동 연구진 반도체 미세화 돌파구 찾았다
75g 찌르레기가 엔진에 2.5t 충격 조류 충돌 엔진서 발생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반도체 미세 공정에서 나타나는 성능 저하를 막을 새로운 물질을 찾아냈다.
기존 반도체에 쓰이던 금속은 두께가 얇아질수록 전자의 이동이 방해를 받는다.
반면 새롭게 찾은 물질은 두께가 얇아지면 오히려 전자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반도체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오일권 아주대 지능형반도체공학과·전자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스탠퍼드대와 공동으로 금속과는 다른 성질을 갖는 ‘비정질 준금속 나노 극초박막’ 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정보통신(IT) 기술이 최근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반도체 성능 요구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성능은 하나의 칩 안에 얼마나 많은 소자와 회로가 들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반도체 칩 내부에 많은 소자와 회로를 넣는 미세화 공정은 현재 수㎚(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수준까지 발전해 있다.
반도체 미세공정이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도 있다.
회로를 그리는 데 쓰이는 금속이 일정 두께 이하로 얇아지면 오히려 비저항이 높아지면서 전자의 이동에 방해를 준다.
전자는 소자 사이를 오가며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전자의 이동 통로인 금속이 좁아지면서 이동하는 전자끼리 부딪치면 정보 전달 속도가 느려지고 반도체 성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반도체 회로 선폭은 전자가 충돌하는 데까지 걸리는 거리인 ‘자유행정거리(EMFP)’보다도 좁아져 산업계와 과학기술계는 금속을 대체할 새로운 물질을 찾고 있다.
연구진은 금속 배선을 대체할 ‘비정질 준금속 박막’을 개발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새롭게 개발한 물질은 사파이어 결정층 위에 나이오븀(Nb) 결정을 쌓고, 비정질 형태의 나이오븀인산(NbP)를 올려 만들었다.
비정질은 원소가 일정한 패턴으로 배열된 결정과 달리 원소의 배열 패턴이 무질서하게 이뤄진 구조를 말한다.
연구진은 기존 반도체 배선에 쓰이던 금속인 구리(Cu), 탄탈륨(Ta), 나이오븀과 비정질 준금속 박막의 두께에 따른 비저항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 금속은 두께가 얇아질수록 비저항이 높아지는 것과 달리 비정질 준금속 박막은 두께가 얇아지면서 비저항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께가 10㎚ 이하로 내려가면 기존 금속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내면서 반도체 미세화 공정에 적용했을 때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비정질 준금속 박막은 호환성이 우수해 기존 반도체 배선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금속 결정을 만들기 위한 고온의 열처리 공정도 필요하지 않아 반도체 생산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원자층 증착 기반의 비정질 준금속 박막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원자층 증착은 원자 단위로 박막의 두께를 조절할 수 있어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더 적합하다.
오 교수는 “그동안 시도된 적 없는 연구로 완전히 새로운 물질의 성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며 “한계에 직면한 미래
반도체 기술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할 원천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