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예보도 AI 구글 딥마인드 40년 기상정보 학습시켜
기상예보도 AI 구글 딥마인드 40년 기상정보 학습시켜
인공지능(AI) 업체인 구글 딥마인드가 바둑과 단백질 구조 예측에 이어 기상 예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머신러닝 기반의 새로운 기상 예보 모델인 ‘젠캐스트(GenCast)’를 개발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5일 발표했다.
딥마인드는 앞서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 시리즈를 개발했다.
당시에도 AI가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하고 스스로 방법을 찾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기상 예보는 단순히 우산을 챙길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평가, 재난 대비 계획 수립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전지구에 걸친 기후변화로 극한 기상이 일상화되면서 기존 기상 예보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딥마인드는 머신러닝 AI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사용되는 기상 예보는 지금의 기상 상태를 바탕으로 ‘내일 오후 3시 기온은 섭씨 25도가 될 것이다’와 같은 단일 예측만 제공하는 결정론적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초기 데이터에 의존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반영하지 않아 폭우와 태풍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
수많은 시나리오를 조합해 가능성을 계산하고 결과를 도출하기 때문에 계산 속도도 느리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기존 기상 예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 모델 젠캐스트를 개발했다.
젠캐스트는 과거와 현재의 기상 상태를 학습해 미래 날씨가 발생할 확률을 계산하는 ‘확률론적 예측 방식’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내일 오후 3시 기온이 섭씨 20도에서 25도 사이일 확률은 70%, 25도 이상일 확률은 30%’와 같이 여러 시나리오와 그 확률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초기 조건과 현재 상태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극한 기상과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더 잘 포착할 수 있다.
젠캐스트는 1979년부터 2018년까지 40년간 축적된 기상 데이터를 학습했다.
그 결과, AI는 전 세계 날씨를 단 8분 안에 예측할 수 있다.
전 세계 어디든 앞으로 15일 동안 80개 이상의 기상 변수가 일어날 확률을 12시간 간격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가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모델링(모형화)하는 데 최적화된 확산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기상 시나리오를 만든다”며
“기존의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보다 효율적이라 훨씬 빠른 속도로 예측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최고 수치예보모델인 ENS와 비교한 결과, 젠캐스트는 평가 기준 1320개 중 97.2%에서 ENS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수치예보모델은 지구의 물리 법칙을 바탕으로 앞으로 일어날 기상현상을 수학적 계산을 통해 예측하는 시뮬레이션(가상실험) 기술이다.
젠캐스트는 특히 폭염이나 강풍과 같은 극한 기상과 열대성 저기압 이동 경로, 풍력 생산량 예측에서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열대성 저기압 경로 예측에서는 ENS에 비해 평균 12시간 빠르게 정확도 높은 예보를 내놓았다.
젠캐스트는 단순 기상 예보를 넘어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수 있다.
재난 대비 측면에서는 태풍 경로 예측에서 기존 모델보다 평균 12시간 앞선 정확도를 제공해 주민 대피와 긴급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풍력 발전 분야에서는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을 예측해 에너지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고
농업 분야에서도 가뭄, 폭우 같은 극단적인 기상 변화를 사전 예측해 작물 관리와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