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해결사 떠오른 한국 우주기업들
기후위기 해결사 떠오른 한국 우주기업들
국방과 통신 분야에서 주로 활용된 인공위성 기술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중요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우주 기업들도 환경 분야에 집중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기후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우주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후테크는 지구적 차원에서 분석이 필요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쎄트렉아이의 자회사 SIA(SI-Analytics·에스아이에이)는 지난달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열린 ‘기후 변화를 위한 인공지능(AI)·머신러닝 솔루션 챌린지’에서 우승자로 선정됐다.
SIA가 선보인 기술은 ‘지오클라우드(GeoCloud)’와 ‘지오레인(GeoRain)’이다.
일반적으로 날씨 예측은 구름이나 미세한 물방울에 반사돼 돌아온 전파를 수신하는 기상 레이더로 이뤄진다.
전국에 여러 개 설치돼 기상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지만, 레이더 하나당 가격이 40억~6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소형 레이더도 설치되는 추세지만, 이마저도 10억~20억원이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의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은 비싼 가격 때문에 기상 레이더를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상 레이더가 없으면 조기경보는 물론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기후 변화로 자연재해가 크고 자주 나타나면서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기상기구(WMO)가 펴낸 보고서를 보면 1970년대부터 발생한 자연재해로 사망한 206만4929명 중 91% 이상이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다.
SIA는 정지궤도 위성영상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날씨를 미리 파악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지오클라우드는 구름의 이동 경로를, 지오레인은 강수량을 예측한다.
기상 레이더보다 훨씬 싼 가격에 2㎢의 준수한 수준의 해상도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
SIA는 지오클라우드와 지오레인을 자체 플랫폼 ‘오비전 어스(OVISION earth)’에 넣어 개발도상국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구 온난화를 감시할 위성을 개발하는 한국 기업도 있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온실가스인 메탄의 대기 중 농도를 측정하는 위성을 만든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유발 효과가 약 80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 온실가스다.
다만 메탄은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이 비교적 짧아 배출량만 줄이면 빠르게 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다.
현재 대기 중 온실가스 관측은 지상 관측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니 광범위한 지역의 온실가스를 측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메탄을 측정할 수 있는 위성이 개발되면 메탄 배출량이 높은 지역을 찾고, 감축 전략을 효과적으로 세울 수 있다.
나라스페이스는 서울대, 한국천문연구원과 주로 협력하면서, 미 항공우주국(NASA)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미국 환경보호기금(EDF)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공우주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후테크의 수요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위성과 영상 분석과 같은 우주 기술이 전 지구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수단인 만큼 경제적·과학적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한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15년 전부터 항공우주 기술을
기후 분야에 사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올 정도로 기후위기 대응에 우주 기술을 사용하자는 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우주에 기반한 기후테크를 사용하는 것은 사업적이나 과학적으로 도움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