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능 개선 약 식품에 뛰어든 국내 제약사들
뇌 기능 개선 약 식품에 뛰어든 국내 제약사들
연구자 실업급여 1년 만에 늘었다 RnD 예산 삭감 후폭풍
국내 제약 기업들이 인지 기능 개선을 돕고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는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중년층의 치매 발병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인지 기능을 예방·관리하려는 수요가 늘자 업계가
이 시장을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원)로 삼고 있는 것이다.
경도(輕度) 인지장애 환자가 일반인보다 치매로 진단받을 가능성은 10배 가까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모두 처방 없이 바로 구입할 수 있다.
일반의약품은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약이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허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약국에서만 유통할 수 있다.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을 인정받은 식품이어서 허가 문턱이 더 낮다.
기능성 원료 개발 투자…중년층·건강기능식품 시장 겨냥
현재 치매 치료제는 사실상 없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의 ‘레켐비’, 미국 일라이 릴리의 ‘키썬라’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지만
모두 경도 인지 장애를 가진 초기 환자에만 쓸 수 있다. 이런 환자를 고가의 영상 촬영 장치 없이 쉽게 진단하는 방법이 없다.
약을 쓸 사람을 가려내기 어렵다는 말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으로 치매에 대한 불안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서 선보인 인지력 개선 건강기능식품의 주성분은 대부분 뇌 심혈관계와 말초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
은행나무잎 추출물이나, 현기증 같은 말초 동맥 순환장애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는 인삼 추출물이다.
대원제약(14,620원 370 2.6%)은 이달 은행잎 추출물 성분의 ‘인지·기억력엔 PS 징코’ 를 출시했다.
동화약품(7,730원 10 0.13%)은 지난 7월 유산균 증식과 유해균 억제로 장 건강과 뇌 건강을 복합 관리하는 컨셉의 건강기능식품 ‘인지력케어 DW2009′을 출시했다.
장내 세균이 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나이가 들수록 장내 세균 불균형 문제가 생긴다.
회사는 유익균을 증가시키면 뇌까지 연결돼 뇌신경 염증 개선과 행동 인지기능 향상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황연하 동화약품연구소장은 “인지기능이 저하되면 건망증 증상이 심해지고, 건망증이 심화하면 경도 인지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인지력 저하를 초기에 개선하기 위한 관리가 국민 건강 증진에 중요하다고 판단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인지기능 개선 일반약, 전문약도 대거 출시
대웅제약(132,300원 500 0.38%), 동국제약(16,400원 60 0.37%), 종근당(114,500원 1,600 1.42%)은
기억력 감퇴·집중력 저하 개선 일반의약품을 나란히 출시했다. 성분도 건강기능식품과 유사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고함량 은행엽건조엑스 240㎎을 담은 ‘대웅징코샷’을 출시했다.
1일 1회 1정만 복용하는 고함량 제품으로 개발해 하루에 2회 복용해야 하는 저용량 제품과 차별화하고,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동국제약이 올해 1월 출시한 ‘메모레인캡슐’과 종근당이 2월 출시한 ‘브레이닝캡슐’도 둘 다 은행잎
추출물과 인삼추출물 생약 복합 성분으로 만들었다. 동국제약은 해당 제품 TV 광고 모델로 배우 조진웅을 기용했고,
종근당은 김창옥 교수와 작사가 김이나, 영화평론가 이동진을 모델로 선정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시장에서도 뇌 기능 개선제가 쏟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동국제약,
새한제약, 환인제약, 현대약품, 알보젠코리아, 하나제약, 바이넥스, 마더스제약 등이 ‘니세르골린 제제 전문약’을 줄줄이 품목 허가를 받았다.
니세르골린 제제는 시장에서 치매 예방약으로 불리지만, 엄연히 말해 치매 예방 효과는 없다.
용량에 따라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의 후유증인 의욕 저하나 노인 동맥경화성 두통, 고혈압에 쓴다.
이 제제 약이 시장에 나온 지는 50년 가까이 됐는데, 또 다른 뇌 기능 개선약 성분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효능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체재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