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진화 돌아보는 타임머신 찾았다
단백질 진화 돌아보는 타임머신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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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타이네거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인간의 면역 관련 단백질 중 상당수가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단백질과 비슷한 3차원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인간 면역 관련 단백질 (O14862)와 유사한 구조의 박테리아 단백질 (A0A1C5UEQ5)
인간의 면역 관련 단백질 중 상당수가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단백질과 비슷한 3차원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수억개의 단백질 구조를 비교해 그동안 연구되지 않았던 단백질 군을 찾아냈다.
인간 면역 기능의 새로운 발견을 통해 진화생물학과 의학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마틴 스타이네거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
유럽 생물정보학 연구소(EMBL-EBI)와 공동으로 인간의 면역 관련 단백질과 박테리아 단백질 간 연관성을 찾아냈다고 1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억개의 단백질 구조를 비교한 결과, 인간의 면역 관련 단백질 중
많은 수가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단백질과 비슷한 3차원 형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면역 체계에 관여하는 인간 단백질과 박테리아 종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사이에 유사성을 발견한 것이다.
단백질은 세포를 구성하고 작동시키는 일종의 ‘분자 기계’ 역할을 한다.
단백질은 형형색색 구슬로 이어진 팔찌처럼 아미노산 사슬로 만들어진 다음 3차원 구조로 접혀 기능을 수행한다.
전체 생물 종에서 2억개가 넘는 단백질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사람의 경우 약 2만개의 단백질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다.
단백질의 기능과 진화에 대한 정보는 생명 현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과학계에서 단백질 분석은 중요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기존 기술로는 2억개의 단백질 구조 데이터를 클러스터링(데이터를 비슷한 특징을 가진 그룹으로 나누는 분석)
하는 데에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렸다. 스타이네거 교수 연구팀은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단백질 구조 검색 시간을 줄이는 폴드시크 클러스터(Foldseek Cluster)라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폴드시크 클러스터를 이용하면 몇 달씩 걸리던 단백질 구조 검색이 5일이면 끝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 사슬이 접혀서 안정화된 3차원 구조를 이루는데, 폴드시크는 3차원 구조를 하나의 서열로 표현해 검색 속도를 높여준다.
이번에 인간 면역 관련 단백질과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의 구조가 비슷하다는 사실도 폴드시크 기술 덕분에 찾아낼 수 있었다.
스타이네거 교수는 “인간의 면역 관련 단백질 중 많은 수가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단백질과 비슷한 3차원 형태를 갖고 있음을 알아냈다”면서
“이 사실은 우리의 면역 체계가 기존의 가설보다 훨씬 오래된 단백질에서 분화됐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취리히 대학의 페드로 벨트라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먼 옛날 단백질이 언제,
어떻게 분화가 시작됐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는 일종의 진화 역사에 대한 타임머신을 발견한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