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스타는 나야 나 현미경으로 본 생명의 아름다움
바다 속 스타는 나야 나 현미경으로 본 생명의 아름다움
세상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어느 유명 스타의 상징일까.
보라색에서 시작해 붉은색, 노란색에 이어 파란색으로 변하며 별 모양으로 화려하게 빛난다.
광학기기 업체 에비던트(Evident)가 발표한 ‘올해(2022년)의 생명과학 현미경 사진’ 공모전에서 글로벌 종합 우승을 차지한 사진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홉킨스해양연구소의 로랑 포머리(Laurent Formery) 박사는 폭이 1㎝에 블과한
어린 불가사리(학명 Patiria miniata)의 신경계를 이렇게 화려하게 표현했다.
불가사리는 성게와 함께 해양 무척추동물인 극피동물에 속한다.
로랑 박사는 “극피동물은 다른 동물과 달리 5중 대칭을 이루는 매혹적이고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동물”이라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사진을 찍음으로써 바다에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이 있는지,
이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보호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리는 데 도움이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과학 이미지의 아름다움 공유가 목표
올해의 생명과학 현미경 사진 공모전은 올해로 4회째이다.
대회 주최측은 “올해의 생명과학 현미경 사진 공모전은 사람들이 과학 이미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고,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공유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올해 대회에는 전 세계 36국에서 640점이 출품돼, 로랑 박사의 불가사리 사진을 포함해 15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대회 수상작들은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어디서 왔는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기하학적인 모양과 현란한 색으로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았다.
재료과학 부문 우승작은 인도의 샤얌 라토드(Shyam Rathod)가 찍은 사진이다.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거나 바다 속 해초가 춤추는 모습 같지만, 실제는 사마귀 치료를 위해 피부에 바르는 약물의 결정을 현미경으로 찍은 것이다.
미주 지역 우숭작은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의 이고르 시와노비츠(Igor Siwanowicz) 박사가 나팔꽃 꽃가루를 찍은 사진이 받았다.
아시아 지역 우승작은 중국의 자오 리(Jiao Li)가 레이저 스캐닝 공초점 현미경으로 에델바이스 수술의 모습을 3차원으로 재구성한 사진이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우승작은 스페인의 하비에르 루페레즈(Javier Ruperez)가 리페우스노을나방(Urania rhipheus)의 비늘을 20배로 확대한 사진에 돌아갔다.
현미경이 잡아낸 나방, 딱정벌레의 아름다움
이번 대회는 10편의 우수상 작품도 선정했다. 캐나다의 로버트 버단(Robert Berdan)은 푸른 가문비나무(Picea pungens) 가지의 단면을 촬영해 우수상을 받았다.
중국의 리우 루밍(Liu Ruming)은 민들레 암술을 초록색과 보라색으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사람들에게 그리 호감을 받지 않는 생물도 현미경으로 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멕시코의 우리엘 루이즈(Uriel Ruiz)는 바다에 사는 단세포 미세조류인 ‘트리포스 마크로세로스(Tripos macroceros)’
를 와인잔에 빨대 두 개를 꽂은 듯한 모습으로 표현했으며, 중국의 루 진웨이(Ru Jinwei)는
기생충인 에키노코쿠스 프로토세팔루스(Echinococcus protocephalus) 입자를 분홍색 꽃잎처럼 묘사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10월 4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접수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주최 측은 작품들은 예술과 시각적 측면, 과학적 영향력, 현미경 숙련도를 기준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에비던트의 글로벌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사토시 나카무라(Satoshi Nakamura)는 지난달 2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올해는 재료과학 및 엔지니어링 부문을 신설해 대회에 또 다른 차원을 더했다”며
“과학 예술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수많은 생명과학, 재료과학 이미지가 전 세계에서 접수돼 영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