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서 나온 온실가스 달걀 껍데기로 잡는다
반도체 공정서 나온 온실가스 달걀 껍데기로 잡는다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깨끗한 공기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신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너지연) 수소융복합소재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서 배출되는 아산화질소를 공기의 주성분인 질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은 국내 총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 분야의 수요에 맞춰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돼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친환경 공정이 필수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는 아산화질소가 많이 나온다.
절연막을 만들거나 세정을 위해 쓰인 뒤 잔류가스 형태로 남거나 공정 중에 화학반응을 거쳐 생성되기도 한다.
아산화질소는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이 약 120년으로 이산화탄소 대비 온실효과가 300배 이상 높다.
연구진은 낮은 온도에서도 대량의 배출가스를 분해할 수 있고 질소산화물을 생성하지 않는 ‘촉매 분해’ 방식에 주목했다.
달걀껍데기를 닮은 에그쉘 구조의 촉매를 개발해 아산화질소를 분해하는 촉매의 성능과 내구성을 높였다.
촉매의 내부에는 열과 힘에 잘 견디는 알루미나 지지체를 활용하고, 외부의 둥근 표면을 따라 구리 촉매를 고르게 배치했다.
구리 촉매는 현재 분해 촉매로 사용되고 있는 루테늄보다 저렴하면서도 반응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아산화질소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분해하고 있지만 각각 단점이 있다.
연소 방식은 분해 과정에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이 발생하며, 플라스마를 이용한 분해 방식에서도 질소산화물이 나오고 전력 소모가 많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촉매의 지지체를 따라 분무 형태로 구리를 얇고 고르게 분산시켜 반응이 일어나는 표면적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구리는 보다 넓은 표면에 아산화질소를 흡착해 빠르게 질소와 산소로 분해할 수 있다.
알루미나 지지체는 가래떡을 뽑아내듯 압출 공정을 통해 만들었다.
실험실에서도 촉매를 하루 30㎏ 이상 제조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공정을 적용해 양산화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1%부터 20%까지 다양한 농도의 아산화질소를 99% 이상 분해했다.
500시간 이상 사용한 뒤에도 촉매의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개발한 촉매를 실제 공정에 적용하기 위해 촉매 분해 시스템 업체와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상용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신근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실제 배출되는 1% 이하부터 20% 이상의 농도를 가진
아산화질소를 99% 이상 분해할 수 있다”며 “간단한 제조공정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