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연료비 잡아먹는 따개비 친환경 코팅 기술로 막는다
선박 연료비 잡아먹는 따개비 친환경 코팅 기술로 막는다
끈적이는 우단벌레 닮은 수술 로봇 도마뱀 발톱 형태 등반 로봇
선박의 연료 소비를 최대 40%까지 증가시키는 해양 생물 부착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이상준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실리콘 기반의 새로운 표면 코팅 기술을 개발해 해양 생물 부착과 결빙 방지
마찰 감소 성능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코팅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응용 표면 과학(Applied Surface Science)’와
‘유기 코팅의 발전(Progress in Organic Coatings)’에 각각 지난 10월, 5월에 게재됐다.
선박에 부착된 따개비나 조류와 같은 해양 생물은 선박의 표면 마찰을 증가시켜 연료 소비를 최대 40%까지 늘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독성 물질을 방출하는 방오 도료가 사용되고 있으나
이는 해양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 환경 보호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새로운 규제를 발표하면서
조선업계는 해양 생물 부착에 따른 선박의 마찰 저항을 줄이면서도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친환경 도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연구진은 긴 사슬을 가진 자유 고분자가 얽힌 폴리디메틸실록산(PDMS) 수지에 저점도 오일을 함침시킨 LEP(long-chain entangled PDMS) 젤 기술을 개발했다.
LEP 젤을 표면에 코팅하자 물이나 기름이 묻지 않고 미끄러졌고, 해양 생물이나 오염물질의 부착이 억제됐다.
개발한 LEP 젤은 고속, 고압의 수중 환경에서도 우수한 미끄럼 성능을 유지했으며
자가 재보충(self-replenishment) 특성을 가진 오일 층 덕분에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됐다.
이 LEP 젤은 강한 표면 오염을 일으키는 홍조류인 피떡말이 자생하는 환경에서 37주 이상 표면을 깨끗하게 유지했다.
여름철 인천 바다에서 2개월간 수행한 실증 시험에서, LEP 젤 표면에는 해양 생물이 전혀 붙지 않았고
미생물들이 형성하는 바이오 필름(Biofilm)도 생기지 않았다. 이처럼 독성물질을 방출하지 않으면서 뛰어난 방오 성능을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밖에 LEP 젤은 겨울철 얼음과 서리를 방지하는 데도 효과적이었다.
표면에 형성된 오일 층 덕분에 얼음이 표면에 거의 붙지 않았으며 영하의 환경에서 약한 바람만으로도 서리가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
이는 선박뿐만 아니라 냉각탑, 열교환기, 풍력 터빈이나 항공기 날개와 같이 겨울철에 결빙이 발생하는 다양한 환경에서 LEP 젤이 매우 유용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이상준 교수는 “LEP 젤은 기존 방오 도료들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훨씬 우수한 방오, 저마찰 성능을 자랑한다”며
“이 기술은 선박과 해양 구조물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우수한 방오, 저마찰 성능이 요구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