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기술의 사이드킥 AI 더 정확하게 더 쓸모 있게
양자 기술의 사이드킥 AI 더 정확하게 더 쓸모 있게
양자과학 기술은 슈퍼히어로처럼 모든 게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상식을 뛰어넘는 정보 처리 속도와 기존 보안 기술을 무능하게 보일 정도의 보안성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영화 속 슈퍼히어로 옆에 그를 돕는 사이드킥이 있듯이 양자과학 기술에도 조력자가 필요하다.
초냉각 원자를 제어하거나 복잡한 계산 오류를 수정하고, 양자 얽힘을 효율적으로 생성하는 과정은 때때로 양자과학 기술 혼자서는 풀기 어려운 퍼즐과 같기 때문이다.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조력자가 바로 인공지능(AI)이다.
AI는 양자 기술의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고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중국 연구진은 AI를 활용해 세계 최대 크기의 초저온 양자 격자를 단 60㎳(밀리초) 만에 구현했고, 구글 딥마인드는 AI 모델 ‘알파큐비트’를 통해 양자 컴퓨터의 오류를 6% 줄이는 데 성공했다.
독일 연구진은 양자 얽힘 생성 과정을 단순화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AI가 만든 세계 최대 양자 격자
양자 컴퓨터의 성능은 양자 정보시스템에서 사용되는 최소 정보 단위인 ‘양자 비트(큐비트)’ 수로 정해진다.
이 큐비트는 극도로 낮은 온도의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유용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려면 큐비트의 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큐비트를 구성하는 방식도 중요하다.
초저온 원자로 만들어진 양자 컴퓨터는 각 원자가 매우 균일한 격자 내에서 정확한 위치에 있어야만 계산이 정확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판젠웨이(Jian-Wei Pan) 중국 과학기술대학(USTC) 교수 연구진은 AI를 활용해 2024개의 원자를 초저온 격자로 배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레이저 빛을 이용해 루비듐 원자를 냉각하고 제어했다.
이 과정에서 ‘광학 집게’로 불리는 레이저 빔 격자를 만들어, 원자가 특정 지점에 붙잡히도록 했다.
레이저 빛이 원자에 전자기력을 가하며, 빛과 원자의 충돌이 에너지를 감소시켜 원자를 격자점에 고정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집게를 움직이는 최적의 순서를 찾아 원자를 재배치했다.
AI가 제안한 순서에 따라 원자 2024개를 배열하자 단 60㎳(밀리초) 만에 격자를 완성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AI가 격자를 여러 구역으로 나누고 병렬로 작업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만큼, 격자의 크기가 더 커지더라도 조립에 필요한 시간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안재욱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소규모 원자 배열 실험을 기반으로 한 것이지만, AI가 기록적인 규모로 확장할 수 있게 했다”며
“아직 이 거대한 원자 격자를 실제 계산에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 기술이 계산을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도움으로 6% 더 정확해진 양자 컴퓨터
양자 컴퓨터는 초고속 계산의 천재지만, 실수도 잦은 ‘덜렁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양자 컴퓨터의 오류를 기존보다 더 효과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AI 모델 ‘알파큐비트(AlphaQubit)’를 개발했다.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를 사용해 계산을 수행한다.
하지만 큐비트는 열이나 방사선 같은 외부 요인에 매우 민감해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여러 큐비트를 묶어 하나의 논리적 큐비트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큐비트는 계산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오류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오류 감지 큐비트의 정보를 해석하고 수정 방법을 결정하는 작업은 ‘디코딩’이라고 불리며, 이는 양자 컴퓨터의 오류 수정 능력, 나아가 실질적인 유용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