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부르는 소의 방귀 해조류가 막는다
온난화 부르는 소의 방귀 해조류가 막는다
방목하는 소에게 해초를 먹였더니 트림, 방귀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초원에 풀어 키우는 소에게 해초인 홍조류를 첨가한 사료를 제공했더니 메탄 배출량이 약 40% 감소했다고 2일(현지 시각) 밝혔다.
해조류 사료의 메탄 감소 효과를 방목 소에서 처음으로 확인한 연구이다.
실험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인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4.5%가 가축 사육에서 나온다.
사료 생산과 운송, 목초지 조성을 위한 삼림 파괴, 분뇨 처리와 함께 소 자체도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소는 풀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을 트림이나 방귀로 배출한다.
메탄은 같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보다 나오는 양은 적지만 25년 동안 온난화 효과는 80배나 된다.
특히 방목하는 소는 섬유질이 풍부한 풀을 주로 먹기 때문에 비육우나 젖소보다 더 많이 배출한다.
연구진은 소의 소화 과정에서 메탄 생성을 억제하는 해초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소화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수소가 결합해 메탄을 생성하는데 해초는 메탄 배출을 야기하는 발효 과정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연구진은 젖소에게 2주 동안 소량의 해초를 먹여 메탄 배출량을 5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소에게 해초를 먹여 메탄 배출량을 줄인 세계 최초의 실험이었다.
2021년에는 같은 방식으로 육우의 메탄 배출량을 최대 82%까지 줄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 연구진은 방목 환경에서 소가 자발적으로 해초 보충제를 섭취했을 때에도 메탄 감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미국 몬태나주의 한 목장에서 앵거스와 와규 품종의 소 24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만 10주 동안 해조류를 혼합한 사료를 제공했다. 나머지 그룹에는 일반 사료를 먹였다.
방목 소는 사료 공급장에서 약 3개월만 보내고 대부분의 시간을 목초지에서 보내기 때문에, 해초 보충제를 포함한 사료는 전체 먹이의 일부분에 불과했다.
실험 결과, 해초 사료를 먹인 소의 메탄 배출량이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제된 환경에서 매일 해초를 제공하던 기존 연구와 달리, 방목 환경에서도 효과를 확인한 첫 사례다.
연구를 이끈 에르미아스 케브레브 캘리포니아대 농업환경과학과 교수는
“소들이 자발적으로 해초 보충제를 섭취하는 비율은 이전 연구 때보다 약 절반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메탄 배출 감소 효과가 뚜렷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방식이 가축 사육을 더 지속 가능하게 해줄 뿐 아니라, 전 세계 육류 수요를 맞추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케브레브 교수는 “방목 소들이 쉽게 해초 보충제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장에서 소들에게 미네랄을 공급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소금 블록 형태로 해조류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해초 보충제 외에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을 줄이는 백신도 개발됐다.
지난 8월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기업인 아르키아바이오(ArkeaBio)는 백신을 맞은 소가 다른 소보다 메탄을 12.9% 덜 배출했다고 보고했다.
올해 6월부터는 소 14마리를 대상으로 두 번째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 결과에 따르면 소 한 마리당 메탄 배출량이 최소 13% 감소했으며, 효과는 3개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