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경제 중심은 데이터 韓 위성 서비스 산업 꿈틀
우주경제 중심은 데이터 韓 위성 서비스 산업 꿈틀
북한이 다음 달 4일 전후로 군사위성을 발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이 위성 발사를 준비 중인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미국 우주기업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 14일 촬영한 인공위성 영상으로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엔진을 실험한 사실을 파악한 덕분이다.
국가가 운영하는 첩보위성이 아니라 민간 위성으로 적국을 정찰하는 것이 놀랍지 않은 시대가 됐다.
인공위성이 소형화되고 성능은 높아지면서 민간 기업이 위성 개발에 쉽게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미 해외에서는 플래닛 랩스와 맥사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처럼 위성 관련 사업으로 덩치를 키운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구를 관측한 영상의 쓰임새가 커지면서 위성영상 분석 서비스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위성 데이터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97억5000만달러(13조3000억원)로 평가됐다.
시장 규모는 연평균 19.6% 성장해 2030년엔 340억6000만달러(46조5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한국에서도 위성 제조는 물론 위성 영상을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발로 뛰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와 SIA(에스아이에이), 텔레픽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직접 위성을 만들거나, 위성영상을 따로 공급받아 사회·경제·안보·기후 분야에 필요한 정보를 생산한다.
나라스페이스는 위성 영상 활용 플랫폼 ‘어스페이퍼’를 통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스페이퍼는 고해상도 위성영상을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정밀하게 분석한다.
주제는 군사·재난재해·도시·식량·선박·환경으로, 현재까지 모두 보고서 39개를 만들었다.
나라스페이스는 조선비즈와 어스페이퍼를 기반으로 ‘위성으로 본 세상’과 ‘위성으로 본 경제’ 시리즈를 공동기획하고 있다.
나라스페이스는 위성영상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위성을 자체 제작한다.
나라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첫 상용 큐브위성 ‘옵저버 1A’를 개발해 발사했다.
옵저버 1A는 고도 525㎞ 상공에서 지구를 관측하고 크기 1.5m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쌍둥이 위성 ‘옵저버 1B’를 발사한다. 나라스페이스는 위성을 대량으로 생산해 군집으로 운용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위성 제조기업 쎄트렉아이의 자회사인 SIA는 기상예보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호평을 받은 ‘지오클라우드(GeoCloud)’와 ‘지오레인(GeoRain)’이 주인공이다.
이 기술은 위성영상을 AI(인공지능)로 분석해 구름 이동 경로와 강수량을 예측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날씨 예측은 구름과 미세한 물방울에 반사돼 돌아온 전파를 수신하는 기상레이더를 이용한다.
기상레이더는 하나에 비용이 40억~60억원 든다. 최근엔 소형 레이더도 나오지만, 하나당 10억~20억원에 달해 개발도상국은 설치하기 어렵다.
반면 지오클라우드와 지오레인은 소프트웨어 비용만 들어가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다.
SIA 관계자는 “현재 지오클라우드와 지오레인을 합친 플랫폼에 많은 나라들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며
“최근에는 세계적인 인공지능학회 ICLR에서 우수 논문상으로 선정돼 주목받는 기술로 부상 중”이라고 말했다.
텔레픽스는 금융계가 주목할 만한 위성영상 분석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 세계 야적장을 관측해 원자재 공급망을 모니터링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