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 센터 구글 MS는 핀란드로 간다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 센터 구글 MS는 핀란드로 간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에 각각 본사를 둔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7000㎞ 넘게 떨어진 핀란드에 핵심 시설인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컴퓨터에 데이터를 모아두는 시설이다.
핀란드의 재생 에너지 인프라와 자연 기후를 활용해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구글은 10억유로(약 1조 4800억원)를 투자해 핀란드에 데이터 센터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에는 MS가 핀란드 최대의 에너지기업 포텀(fortum)과 함께 핀란드에 세계에서 가장 큰 데이터 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4월 26일 핀란드 포텀 본사에서 만난 티무 니에미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책임자는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포텀이 매년 생산하는 에너지의 50%를 담당할 것”이라며
“핀란드에서 나오는 연간 탄소 배출량의 2%인 40만t의 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빅테크는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는 동시에 국제 환경 규제에 맞춰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MS와 포텀은 핀란드 헬싱키시 주변의 에스포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열을 주변 지역에 전달하기 위해 15㎞에 달하는 길이의 파이프라인도 설치할 계획이다.
핀란드 주변의 발트해는 상대적으로 염분 농도가 낮고, 최저 온도가 4~5도 정도로 유지돼 데이터센터를 식히기에 적합하다.
앞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열은 지역난방망에 공급할 계획이다.
구글은 인근 지역의 연간 난방 수요 중 80%를 데이터센터의 열로 대체해 지역 단위의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본다.
구글도 핀란드의 자연환경을 사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현재 핀란드 하미나시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는 주변의 차가운 바닷물을 사용해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1조달러(약 1377조원)
규모인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5년 뒤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빅테크들은 올해에만 약 1000억달러(약 137조원)를 들여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니에미넨 프로젝트 책임자는 핀란드가 에너지 인프라 면에서 데이터센터를 세우기에 최적지라고 설명했다.
핀란드는 태양열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 에너지 인프라가 많아 친환경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
또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열로 물을 가열해 주변 지역에 전달할 수 있는 지역난방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케이조 헬얀코 헬싱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지난 4월 인터뷰에서 “현재 핀란드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친환경 방법 중 열을 주변 지역에
공급하는 형태가 효율이 가장 높다”며 “열 전달 과정에서 손실되는 에너지가 4%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데이터센터는 핀란드의 차가운 공기로 열을 식힐 정도로 기후 자체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유리하다”며
“핀란드는 대형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력의 세율을 감면하는 것을 포함해 세금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주요 요인일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리즈톤에 따르면, 핀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유럽 지역의 데이터 센터 시장 규모는
2023년 18억 8000만달러(약 2조 5900억원)에서 연평균 9.17%씩 성장할 전망이다. 2029년에는 31억 8000만달러(약 4조 3800억원)에 달한다.
핀란드는 시장 수요에 맞춰 개방형 데이터센터도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통신회사인 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북유럽 최대 규모의 개방형 데이터센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