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제 내성 식물 국내서 개발 엽록체 유전자 교정
제초제 내성 식물 국내서 개발 엽록체 유전자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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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가 엽록체 유전자 교정 작물을 개발했다.
엽록체는 식물 세포에 있는 광합성 기관으로 세포핵과 별도로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번 작물은 유전자변형생물(GMO)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미국 정부의 인증도 받았다.
미국 정부가 엽록체 유전자 교정 작물에 대해 GMO 규제를 면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진수 그린진 최고기술책임자(CTO) 연구진은 2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식물학’에 “엽록체 유전자를 새로운 유전자
가위로 교정해 제초제 내성이 있는 식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 전 교수는 2022년 5워 그린진을 창업했다.
유전자 가위는 효소 단백질로 유전자 DNA를 구성하는 특정 염기들을 자유자재로 잘라내는 유전자 교정 기술이다.
잘린 부분은 DNA 자체의 복구 시스템에 의해 정상 DNA로 교체된다.
유전자 가위는 1세대 징크 핑거에 이어 2세대 탈렌, 3세대 크리스퍼까지 개발됐다.
그린진 연구진은 이번에 세포핵 밖에 있는 엽록체 유전자를 교정하기 위해 새로운 유전자 가위를 개발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정확도가 90% 이상으로 기존 기술에 비해 월등히 높고 제작 비용도 저렴하지만, 세포 소기관에 있는 유전자 교정에는 쓸 수 없다.
기존 유전자 가위는 DNA를 잘랐다가 붙이는 방식으로 교정하는데
미토콘드리아, 엽록체 같은 세포 소기관에 있는 DNA는 한번 잘리면 이를 복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박테리아 효소 DddA로 만든 유전자 가위(TALED)를 이용해 식물의 엽록체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TALED는 DNA를 자르는 기존 유전자 가위 기술과 달리 DNA를 구성하는 염기만 잘라냈다가 다시 붙일 수 있는 탈핵산효소를 이용한다.
연구진은 TALED 유전자 가위로 제초제인 아트라진에도 죽지 않는 식물을 개발했다.
아트라진은 식물의 광합성을 막아 잡초를 죽이는 약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초제로 꼽힌다.
TALED 유전자 가위는 실험용 식물인 애기장대의 엽록체에 있는 광합성 유전자 psbA를 교정했다.
psbA는 엽록체 유전자 중 하나로 광합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D1의 정보를 담고 있다.
연구진은 유전자 교정으로 D1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하나를 바꿔 아트라진이 있어도 광합성 효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유전자 교정 애기장대와 일반적인 애기장대에 아트라진을 처리한 후 성장률을 비교했다.
일반 애기장대는 거의 성장하지 않거나 대부분 죽었지만, 유전자 교정 애기장대는 정상적으로 성장했다.
그린진은 지난해 11월 미 농무부로부터 엽록체 유전자 교정 작물로는 처음으로 비GMO 인증을 받았다.
김진수 CTO는 “세포핵의 유전자를 교정한 식물이 비GMO 규제 대상으로 선정된 사례는 많았으나,
엽록체 유전자 교정 식물로는 세계 최초 선례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린진은 앞으로 아트라진 외에 다른 제초제에도 저항성을 갖는 식물 종자를 유전자 교정법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홍성현 그린진 연구소장은 “엽록체 DNA 정밀 교정기술을 활용하면 광합성의 효율을 개선한 식물도 개발할 수 있다”며
“광합성 효율을 높여 온실가스 흡수량을 늘린 식물도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엽록체 유전자를 편집한 제초제 내성 종자는 앞으로 농업에서 큰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신품종 종자를 GMO로 분류하지 않는다.
GMO 작물은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주입해 자연에서 절대 나타날 수 없는 형태를 인위적으로 만들지만,
유전자 교정은 전통적인 육종처럼 자연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돌연변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은 GEO를 GMO의 한 분류로 보고 있어 신품종 개발에 뒤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