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7광구 찾는다 탐해 3호 자원 빈국 탈출 꿈 싣고 출정
제2의 7광구 찾는다 탐해 3호 자원 빈국 탈출 꿈 싣고 출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의 새로운 물리탐사연구선 ‘탐해 3호’였다.
지질연이 해저 탐사를 위해 2018년부터 노르웨이 선박설계 기업 울스테인(Ulstein)
HJ중공업(3,375원 65 1.96%)과 함께 만든 6900t급 연구선이다. 탐해 3호 제작에는 사업비 1868억원이 들어갔다.
탐해 3호에서 만난 지질연 김병엽 해저지질에너지연구본부장과 최윤석 해저지질탐사연구센터장의 표정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탐해 3호가 전 세계적으로도 10년 내 유일하게 건조된 최첨단 물리탐사연구선이기 때문이다.
탐해 3호는 5월 31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항에서 열린 취항식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의 대륙붕과 대양, 극지를 누빌 예정이다.
탐해 3호는 지난 27년간 해저 탐사를 수행한 탐해 2호의 뒤를 잇는다.
2호와 달라진 점은 탄성파 연구에 필수적인 에어건과 수진기(스트리머)가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에어건은 압축 공기를 물속에서 터트려 탄성파를 만드는 장비다.
수진기는 해저로 갔다가 되돌아온 탄성파의 파동을 측정한다.
파동이 지각을 뚫고 들어가다가 액체나 기체로 매질이 바뀌면 반사된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해저 탐사 과정은 먼저 수진기 한 줄을 이용한 2차원(D) 탄성파 탐사부터 한다.
이후 수진기 여러 개를 바다에 띄워 정밀하게 해저를 파악하는 3D 탄성파 탐사를 실시한다.
탐해 2호에는 2개밖에 없었던 수진기가 탐해 3호에서는 8개로 늘어났다. 수진기 사이의 거리는 100m로 설정해 탐사 폭은 700m로 늘었다.
수진기의 길이는 서울 마포대교에서 한남대교 사이 직진 거리인 6㎞에 달한다.
최윤석 센터장은 “탐해 3호의 중량은 앞선 탐해 2호보다 3배 늘어난 6900t으로, 높이 4m 정도의 파도가 밀려와도 탐사를 수행할 수 있다”며
“그동안 민간 어선이 지날 때 수신기가 통행을 방해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어서
탐해 3호는 다른 선박이 통행할 때 수신기를 물속으로 넣었다가 다시 올릴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탐해 3호는 400개나 실린 해저면 노드형 수진기(OBN)도 갖춰 해저 탐사의 질을 높였다.
해저면을 뚫고 내려가던 탄성파는 P파나 S파의 형태로 돌아온다. 이중 S파는 고체만 통과하기 때문에 물 위에 띄운 수진기로는 측정할 수 없었다.
지질연은 해저에 내려보낸 수진기로 바다를 통과하지 못하는 S파도 측정한다.
또 수진기를 해저에 놓고 파동을 측정하면 시간에 따른 변화도 알 수 있다.
탄성파 탐사가 마무리되면 해저면 15m를 뚫고 들어가는 채취기를 떨어뜨려 성분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탐해 3호의 핵심 임무는 자원 탐사다. 석유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반도 남쪽 ‘7광구’처럼 아직 한국이 가지지 못한 석유·가스·희토류 자원을 찾을 계획이다.
첫 탐사는 서해 군산분지에서 한다. 자원 탐사는 물론 육지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지역도 찾는다.
이산화탄소를 해저에 저장한 뒤 새어 나오지 않는지 분석해 적합한 지역을 찾는다.
김병엽 본부장은 “탄성파를 이용한 탐사는 석유·가스 같은 자원 탐사를 수행하기 위해 발전해 왔다”며 “탐해 3호는 국내 석유 매장 후보지를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