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왜 ‘갈륨’을 무기화했나
중국은 왜 ‘갈륨’을 무기화했나
노벨상감 상온 초전도체 세계 최초 개발했다는 한국 연구
올해 들어 반도체 업계는 도통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들 수출을 통제하겠다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중국 상무부를 비롯한 여러 기관들은 ‘수출 금지 및 제한 기술 목록’에 희토류 정제·가공 기술을 포함시켰습니다.
반도체, 에어컨, 냉장고, 배터리, 전기자동차와 같은 첨단제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과정에 들어간 것입니다.
희토류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중국 상무부가 다음달 1일부터는 ‘갈륨’ 수출을 통제하기로 한 겁니다.
이는 갈륨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원자재 전문매체 아르거스 미디어에 따르면 미국, 유럽 시장에서 지난 20일 기준 갈륨은 ㎏당 332.50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이는 중국이 갈륨 수출 통제를 발표하기 전인 6월 말보다 18% 오른 가격입니다. 갈륨 수출 통제가 본격화하면 가격은 더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갈륨은 대체 뭘 만드는 데 쓰이는 걸까요.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갈륨을 무기화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뭘까요.
갈륨 공급이 끊긴다면 이를 대체할 소재는 없는 걸까요. 김상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도움을 받아 알아봤습니다.
프랑스가 발견한 원소, 주기율표 빈 자리를 채우다
갈륨은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지난 1871년 그 존재를 예측한 원소입니다.
멘델레예프는 학교 과학실에 흔히 붙어있는 주기율표를 1869년 세계 최초로 내놓은 과학자입니다.
현대 주기율표에는 118개 원소가 들어있지만 멘델레예프가 제시한 초기 주기율표에는 63개뿐이었습니다.
여기에 31번 원소인 갈륨은 없었죠.
갈륨을 처음 발견한 건 프랑스 화학자 폴 에밀 르코크 드 부아보드랑입니다.
멘델레예프가 갈륨의 존재를 처음 예측하고 4년이 지난 1875년이었습니다.
부아보드랑은 피레네 광산의 섬아연석 속에서 전기분해로 갈륨 원소 산화물을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갈륨이라는 명칭은 부아보드랑의 모국인 프랑스의 옛 이름인 ‘갈리아’에서 따왔습니다.
日에 노벨상 안겨준 청색 LED, ‘갈륨 전성시대’를 열다
현재 갈륨은 반도체, 태양광패널과 같은 첨단산업 핵심 부품을 만드는 데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질소와 갈륨을 섞어 만든 화합물인 ‘질화갈륨’은 스마트폰 시대 필수품인 USB 충전기부터 시작해 발광다이오드(LED),
차량용 반도체와 같은 제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질화갈륨은 전기전도도가 높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똑같은 에너지를 이용했을 때 다른 소재들보다 전기를 더 많이,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죠.
또 전압을 버티는 힘이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같은 성능, 기능을 가진 제품이라도 질화갈륨을 쓰면 더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