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피 농장서 인간 위협할 바이러스 39종 나왔다
중국 모피 농장서 인간 위협할 바이러스 39종 나왔다
과학자들이 중국의 모피 농장에서 사람을 위협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무더기로 발견했다.
과학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발한 바이러스가 중국 시장에서 팔린 야생동물에서 유출됐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들도 자칫하면 인간에게 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추적 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푸단대 수슈오(Shuo Su) 교수 연구진은 지난 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중국에서 모피를 위해 사육됐던 동물을 분석한 결과
종 사이에 옮겨갈 위험성이 높은 바이러스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미국과 벨기에, 호주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아시아는 모피 동물 사육과 거래가 활발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연구진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중국 모피 농장에서 질병으로 폐사한 동물 461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검사한 동물은 대부분 모피 시장의 인기 동물인 붉은 여우와 북극 여우, 밍크와 같은 육식목이었고, 너구리와 사슴, 사향쥐, 기니피그, 오소리도 포함됐다.
분석 결과 폐사한 동물에서 바이러스 125종이 발견됐다.
이 중 39종은 종을 뛰어넘어 전파될 위험성이 높았다.
연구진은 중국의 모피용 사육 동물의 사체에서 인플루엔자(독감)와 E형 간염, 일본뇌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설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발견됐다.
특히 인간에게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를 유발한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와 비슷한 종류도 밍크에서 발견됐다.
논문 공저자인 에드워드 홈스(Edward Holmes) 호주 시드니대 교수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농장의 밍크로 옮겨갔다는 증거”라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사건”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주로 붉은 여우와 같은 육식목 동물과 설치류인 기니피그에서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바이러스를 발견했다”며
“이런 동물에 대해 더 정기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중간 숙주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퍼진 사례가 있다.
박쥐에 있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각각 사향고양이와 낙타를 거쳐 사람에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를 유발했다.
코로나19를 유발한 바이러스 역시 우한 시장에서 팔리던 너구리를 통해 사람에게 퍼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디.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당시 우한 시장에서 야생동물이 팔리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홈스 교수는 2014년, 2019년 우한시장에서 찍한 사진에 너구리가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밍크도 마찬가지다. 2020년 세계 최대 밍크 사육 국가인 덴마크의 농장에서 키우던 밍크가 사람을 통해 코로나에 걸린 뒤 다시 사람에게 코로나를 옮겼다.
당시 덴마크 정부는 사육 중인 밍크 1700만 마리를 모두 살처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진도 중국 외에 세계 최대 밍크 모피 생산국인 유럽 시장도 바이러스를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6년 기준 중국의 모피 농장은 밍크 모피 2616만개를 생산한 반면, 유럽의 농장은 3905만개를 생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