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10m 불과한 초소형 소행성까지 찾는다
지름 10m 불과한 초소형 소행성까지 찾는다
미국 연구팀이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지름이 약 10m에 불과한 매우 작은 소행성까지 확인할 수 있는 탐지 방법을 개발하고 100개 이상의 소행성을 새로 발견했다.
줄리앙 드 위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행성과학과 교수팀은 멀리 있는 별을 관측한
이미지의 노이즈 데이터로 크기가 작은 소행성 데이터를 식별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
소행성은 지구 등 다른 행성들처럼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작은 천체다.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간혹 궤도를 벗어나 지구를 향해서 날아오기도 해 관측과 연구가 필요하다.
과거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처럼 지름이 수 킬로미터(km)에 이르는 소행성은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매우 낮다.
수십 미터 크기로 파악이 어려운 작은 소행성은 소행성대를 벗어나 지구에 근접하기 훨씬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크기가 작은 소행성을 관측할 수 있다면 지구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소행성을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다.
드 위트 교수팀은 다양한 망원경으로 태양계 밖 외계행성을 연구하고 있다.
이때 관측할 천체와 지구 사이에는 가스나 먼지, 지나가는 소행성 등이 ‘노이즈’ 데이터를 만든다.
연구팀은 외계 행성 탐색에 사용된 데이터를 재활용해 태양계 소행성을 관측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같은 방향으로 찍은 이미지를 여러 장 쌓아서 움직이는 희미한 물체를 관측하는 데 유용한 ‘시프트 앤 스택(shift and stack)’ 기법을 적용했다.
소행성이 실제로 예측한 위치에 있는지 밝히려면 각 시나리오에 대해 수천 개의 이미지를 바꿔가며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팅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대량의 이미지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했다.
연구팀은 먼저 한 별의 이미지를 여러 장 촬영하는 지상 로봇 망원경 시스템인 스페쿨루스(SPECULOOS)로 얻은 데이터에
새로운 탐지 방법을 적용해 소행성대에서 새로운 소행성들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지구에서 약 40광년 떨어진 별 TRAPPIST-1과 주변을 관측한 데이터에도 새로운 탐지법을 적용했다.
소행성은 가시광선보다 적외선 영역에서 훨씬 밝게 보이기 때문에 적외선 관측에 강한 JWST의 데이터가 소행성을 찾는 데 유리하다.
정밀 분석 결과 지름 100m 이내의 작은 소행성 138개가 새로 발견됐다.
그중에는 지름 10m 정도로 지금까지 소행성대에서 관측된 소행성 중 가장 작은 것도 있었다.
작은 소행성을 관측하면 운석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찾고 지구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작은 소행성의 궤도를 미리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현대 기술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미개척 공간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데이터를 다르게 바라볼 때 해낼 수 있는 일의 좋은 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