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온난화에 더 취약 야외 활동 많은 탓 대책 필요
청년이 온난화에 더 취약 야외 활동 많은 탓 대책 필요
장기간 열에 노출돼 발생하는 온열 질환이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더 위험하다는 통념을 뒤엎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선진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청년들이 야외 활동으로 인해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감당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도 당분간 온열 질환 사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제프리 슈레이더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연구진은 “멕시코의 온열 질환 사망자 75%가 35세 미만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다른 나라도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야외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건강에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온열 질환은 통, 메스꺼움, 구토감,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중추신경에 장애가 발생하며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목숨을 잃기도 한다.
연구진은 1998년부터 2019년까지 약 21년간 멕시코에서 온열 질환으로 발생한 사망 사건 3300건을 조사했다.
멕시코는 매일 기온과 사망률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어 온열 질환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나라다.
연구진은 습구 온도가 27도 이상인 날을 기준으로 연령별 온열 질환 사망자 수와 상대적 위험도를 분석했다.
습구 온도는 젖은 천으로 감싼 습구온도계로 측정한 기온으로, 습도의 영향까지 감안해 측정한다.
상대적 위험도는 하루 동안 높은 기온에 노출됐을 때 사망할 가능성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분석 결과 5세 미만 어린이는 온열 질환에 가장 취약했다.
연간 1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다음은 18세에서 35세 사이의 청년층이 연간 50명 가량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35세에서 49세, 5세에서 17세 사이 순으로 사망자 규모가 컸다.
온열 질환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50세 이상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사망자가 적었다.
50세부터 69세까지와 70세 이상 연령은 모두 연간 사망자 수가 10명을 넘지 않았다.
연구진은 온열 질환 사망자 수가 통념과 다른 이유로 업무 환경을 지목했다.
슈레이더 교수는 “멕시코 청년들이 농장과 건설 현장에서 일하거나 야외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고온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온열 질환 사망률은 얼마나 자주, 오랜 시간 고온에 노출됐는지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 온열 질환자가 빠르게 늘어난다고 경고했다.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시나리오인 ‘SSP5-8.5′를 적용했을 때는 현재보다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3배 가량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최소화한다는 시나리오 ‘SSP1-2.6′을 적용했을 때도 사망자 수는 50%가량 늘었다.
슈레이더 교수는 “2000년 이후 온열질환 사망자 수는 꾸준히 늘어왔다”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행동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온열 질환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으로 구분된다.
환자의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치솟았는데도 땀이 나지 않고 피부가 뜨겁다면 열사병이고, 열탈진은 고온에 오래 노출돼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과 염분이 크게 감소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열경련은 근육통을 동반하고, 열실신은 뇌에 전달되는 혈액이 감소해 기절하는 것을 말한다.
열부종은 뜨거운 온도에 노출된 후 발, 발목, 손 등이 붓는 증상이다.
온열 질환과 반대로 추운 날씨에 장기간 노출돼 발생하는 한랭 질환은 고령층에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