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에볼라 숙주인 박쥐는 왜 안 아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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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는 광견병이나 에볼라, 마버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숙주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보유한 박쥐는 정작 아프지 않다. 강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를 통해 박쥐의 이 강력한 면역 체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밝혀졌다.
박쥐 면역 체계의 비밀의 열쇠는 바로 ‘비행 능력’이었다.
독일 젠켄베르크연구소와 중국 저장대-에든버러대 연구소를 포함한 국제 연구진은 박쥐 20종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를 1월 29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박쥐는 광견병과 에볼라, 마버그 바이러스를 포함한 200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모인 주요 숙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박쥐는 이러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거의 아프지 않다.
사람은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심각한 면역 반응이 발생할 수 있지만, 박쥐는 이를 잘 조절해 건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아론 어빙 중국 저장대-에든버러대 연구소 연구원은 “박쥐는 감염되어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독특한 면역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면역 반응 조절 능력이 박쥐의 생존 비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박쥐의 면역 체계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박쥐 20종의 유전자를 해독했다.
그 결과, 박쥐는 다른 포유류보다 면역 관련 유전자가 훨씬 많았다.
박쥐는 종마다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었지만, 면역과 관련한 변이는 모든 박쥐 종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었다.
박쥐가 조상 단계에서부터 강력한 면역 체계를 발전시켰음을 의미한다.
특히 관박쥐와 힙포시데리드 박쥐는 ISG15 유전자의 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이 유전자는 바이러스 감염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박쥐의 면역 체계가 발달한 것이 박쥐의 비행이 진화한 시점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어빙 연구원은 “박쥐는 날아다니는 동안 심장이 분당 1000회 이상 뛸 정도로 신진대사가 매우 활발하다”며
“이 과정에서 몸 안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 물질이 생성되지만, 이를 조절하는 강한 면역 체계를 진화시킨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박쥐의 독특한 면역 시스템을 연구하면 인간의 면역 반응을 조절할 새로운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미하엘 힐러 젠켄베르크연구소 연구원은 “자연이 박쥐에게 부여한 면역 능력을 연구하면 인간의 면역 과민 반응을 조절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설에 대해 반박하는 의견도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비행과 면역력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신진대사가 높은 다른 동물도 존재하지만, 박쥐만큼 강한 면역 체계를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