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후유증 폐섬유화 새 치료 타깃 찾았다
코로나19 후유증 폐섬유화 새 치료 타깃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의 하나인 폐섬유증을 치료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오창명 의생명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미국 로스웰 파크 종합 암센터(Roswell Park Comprehensive Cancer Center) 등
국내외 연구진과 함께 폐섬유증을 유발하는 폐 대식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해 기존 약물 치료 방법이 유효함을 밝혀내고 새 치료 타깃을 제안했다고 5일 전했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폐섬유증은 일반적인 폐섬유증과는 발생 원인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폐섬유증은 폐포벽에 만성염증 세포들이 침투하면서 발생한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폐섬유증은 발생 원인이 다른 만큼 기존 약물 치료 방법의 효과가 동일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했다.
연구진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와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폐 대식세포와 그 유전자 군을
분석해 폐 대식세포 분포의 의미 있는 변화를 관찰했다.
대식세포는 선천 면역을 담당하는 주요한 세포로,
세포 조직이나 이물질, 미생물, 암세포 등 건강한 몸에 존재하는 단백질이 아닌 것을 흡수하고 소화시키는 식세포 작용을 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다.
연구진은 중증 코로나19와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경우, 폐 대식세포의 개수가 감소하고 단핵구에서 유래한 대식세포는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또 폐 대식세포의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폐 대식세포의 지질대사나
포도당 대사 증가와 면역 반응의 변화, 리소좀 관련 유전자들의 증가된 발현이 폐 섬유화증의 발생과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어 연구진은 폐섬유증을 유도한 마우스 모델에 닌테다닙과 피르페리돈, 소라페닙 등
3가지 항섬유화 약물을 처리한 뒤 발현된 모든 RNA인 ‘전사체’를 분석했다.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한 결과 특발성 폐섬유증에 사용되고 있는 항섬유화
약물이 코로나19로 인한 폐섬유증에도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단백질간 상호작용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대식세포 내의 폐섬유화와 연관 있는
유전자들의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당 유전자들의 상위 조절자 역할인 GRN 유전자를 새로운 치료 타겟으로 제시했다.
GRN(Granulin Precursor) 유전자는 아직 정확한 기능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세포 분화나 염증 반응, 단백질 항상성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를 이끈 오창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폐섬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기존의 항섬유화 약물의 유효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새로운 치료 타겟을 제시했다”며
“폐섬유화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며, 후속 연구를 통해 상위
조절자로 예측되는 GRN 유전자가 대사시스템과 면역 반응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오창명 교수 연구진과 박지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겸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연구원 연구진,
김대겸 미국 로스웰 파크 종합 암센터 교수 연구진이 함께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 분야의 국제 학술지 ‘바이러스학 저널(Journal of Medical Virology)’에 지난달 15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