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에 첫 선 보이는 브레이킹 물리학을 극복하라
파리올림픽에 첫 선 보이는 브레이킹 물리학을 극복하라
북극해 누비던 아라온호 북태평양에서 일본 방류 오염수도 조사
지난 10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에 있는 도봉구청 실업팀 연습실에서는 ‘브레이킹(Breaking)’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 중이었다.
도봉구는 지난해 9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브레이킹 실업팀을 창단했다.
아시아 크루 최초로 비보이 세계대회를 제패한 이우성 감독을 중심으로, 실력파 선수 6명을 영입했다.
브레이킹은 1970년대 미국 뉴욕 거리에서 시작된 춤이지만 이제는 스포츠로 발전했다.
올 여름 파리 올림픽 무대에 브레이킹 종목이 첫 선을 보인다.
도봉구청 소속의 김홍열(홍텐) 선수도 파리올림픽에 브레이킹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브레이킹은 앞서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브레이킹은 디스크자키(DJ)가 튼 노래에 맞춰 화려한 동작들로 춤을 추는 종목이다.
상대방과 춤을 겨루는 ‘배틀’처럼 번갈아 가면서 춤을 춘 뒤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에서 메달을 얻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도봉구청 실업팀의 이우성 감독과 권성희 선수, 오철제 선수를 만나 ‘승리의 공식’을 물었다. 놀랍게도 공식의 기반은 물리학이었다.
‘원심력·마찰·관성’ 물리학을 이용해야
브레이킹이 관중을 매혹시키는 건 화려한 동작이다. 하지만 화려한 기술도 기본 동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브레이킹은 서서 춤을 추는 ‘톱 록(Top rock)’과 몸이 바닥에 닿은 상태로 추는 ‘다운 록(Down rock)’
원심력을 이용해 회전하는 ‘파워 무브(Power move)’, 특정 자세로 멈추는 ‘프리즈(Freeze)’ 네 가지 동작으로 구성된다.
기본 동작에는 간단한 물리현상이 동반된다.
에이미 포프(Amy Pope) 미국 클렘슨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브레이킹의 기본 동작을 설명하면서 마찰과 관성, 원심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닥에서 몸을 회전시키는 파워 무브는 선수가 자신의 질량을 회전축에 가까이 가져와 회전 속도를 높인다.
일종의 ‘각운동량 보존법칙’을 사용하는 것이다. 각운동량은 회전 운동을 하고 있는 물체의 질량과 속도, 회전 반지름을 곱한 값이다.
빙판 위에서 회전하는 피켜 스케이팅 선수가 팔을 가슴에 모으면 속도가 빨라지고 옆으로 뻗으면 회전 속도가 느려지는 것과 같다.
포프 교수는 “등과 팔꿈치, 머리는 브레이킹 동작에서 회전축을 담당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의상을 고른다”며
“톱 록을 구사할 땐 몸의 관성을 이길 수 있도록 마찰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접지력이 좋은 신발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브레이킹 세계에서 힘과 예술성은 물리학과 함께 결합해 관객을 사로잡을 동작을 만든다”고 했다.
실제로 선수들은 마찰을 이겨내기 위해 의상에 신경을 쓴다.
브레이킹 선수들은 시합 때 유니폼을 착용하지 않고, 각자가 선택한 옷을 입는다.
오철제 선수는 미끄러지는 동작을 하기 위해 긴 팔을 입거나 머리에 모자를 착용한다.
면 소재 상의는 땀이 나면 마찰력이 올라가기 때문에 폴리에스터가 많이 섞인 옷을 선호한다.
권성희 선수도 주로 머리를 사용해 파워 무브를 하는 만큼 털모자를 즐겨 쓴다고 한다.
운동 상태를 유지하는 관성을 이기고 동작의 균형점을 찾는 것도 선수들의 숙제다.
한쪽으로 몸을 움직이면 관성에 따라 계속 그 방향으로 간다.
선수들은 톱 록을 구사할 때 관성에 따라가지 않기 위해 접지력이 좋은 신발을 사용한다.
다른 선수들의 프리즈·파워 무브 동작을 보며 중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원심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파악한다.
선수들은 수년간 경험과 분석을 활용해 동작의 완성도를 높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