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달 대기 운석 충돌이 만들었다
희미한 달 대기 운석 충돌이 만들었다
달에 있는 희미한 대기의 기원이 밝혀졌다.
달 토양에 있던 금속 성분이 강한 충격을 받고 증발해 대기를 이뤘다는 것이다.
천문학계는 태양계의 진화 연구에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와 시카고대 공동 연구진은 달의 대기가 운석이 유발한 ‘충격 증발’로
만들어졌다는 연구 결과를 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달은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대기를 이루는 기체 성분을 붙잡는 힘이 미약한 것이다.
하지만 달도 희미하나마 대기를 갖고 있다. 달의 대기압은 지구의 수천만 분의 1에서 수십억 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 대기에는 지구와 달리 나트륨, 칼륨 같은 금속 원소가 포함돼 있다.
다만 지구와 화성, 금성과 비교하면 대기 밀도가 낮아 진공 상태에 가까울 정도다.
연구진은 1961년부터 1972년까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주도한 아폴로 달 탐사에서 우주인이들이 직접 채취한 달 토양 시료를 분석했다.
당시 채취한 달 시료 중 일부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분석하지 못하고 밀봉 보관하다가 이번에 개봉해 연구한 것이다.
연구진은 2013년 나사가 발사한 달 궤도선 ‘라디(LADEE)’에서 관측한 자료를 분석해 달 대기 형성 과정에 대한 가설을 세웠다.
강력한 물리적 충격으로 인해 휘발성 물질이 증발하는 ‘충격 증발’과 강한 에너지를 가진
입자가 충돌해 증발이 일어나는 ‘이온 증착(ion sputtering)’이 대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달 토양 시료에서 동위원소의 비율을 확인했다.
동위원소는 화학적으로는 같은 특징을 가지면서도 원자핵의 크기가 서로 달라 무게가 다른 원소를 말한다.
분석 결과, 달 토양에는 무거운 동위원소의 비율이 더 높았다. 토양의 무거운 동위원소들이 증발한다면 우주로 날아가지 않고 남아 대기를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충격증발과 이온 증착으로 방출되는 대기 성분의 비율도 찾아냈다.
우주와 비슷한 환경에서 각각 충격증발과 이온 증착으로 만들어지는 금속 기체의 성분에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충격증발로는 주로 무거운 동위원소가 기체로 변했으며, 이온 증착은 가벼운 동위원소를 기체로 만들었다.
현재 달 대기는 충격 증발로 만들어진 경우가 70%, 나머지 이온 증착으로 만들어졌다고 확인됐다.
연구진은 “충격 증발로 만들어진 기체는 대부분 달 대기에 머무르지만, 이온 증착으로 만들어지는
기체는 대부분 우주로 방출된다”며 “달 대기의 유래를 정량적으로 측정한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태양계의 진화 과정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달 뿐만 아니라 화성, 금성처럼 특이한 대기를 가진 행성의 대기 형성 과정은 물론, 달의 기원을 밝히는 데도 중요한 성과라는 것이다.
니콜 니에 시카고대 연구원은 “다른 행성에서 토양 시료를 가져와 연구하면 태양계 진화에 대한 더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