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공학의 새 지평 벽 타고 다리 건너는 4족 로봇 공개

로봇 공학의 새 지평 벽 타고 다리 건너는 4족 로봇 공개
로봇 공학의 새 지평 벽 타고 다리 건너는 4족 로봇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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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벽을 타고, 징검다리를 딛고 날렵하게 장애물을 넘으며 복잡한 환경을 거침없이 이동하는 로봇의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네발 로봇이 보다 안정적으로 발 디딜 지점을 찾아내고, 이동 중에도 정확히 목표 지점에 착지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황보제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네발 로봇이 파쿠르의 동작처럼
어려운 지형을 빠르게 지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파쿠르'란 건물, 다리, 벽 등의 구조물을 활용해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이동하는 기술을 뜻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로봇이 이와 유사한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 겁니다.
연구진은 제어 전략을 크게 두 가지 모듈로 설계했습니다. 하나는 '플래너(Planner)'이고, 다른 하나는 '트래커(Tracker)'입니다.
플래너는 AI를 활용하여 로봇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후보 경로를 계산하며, 안전하지 못하거나 불가능한 경로는 사전에 배제합니다.
이후 남은 경로 중에서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로를 선택하게 됩니다.
트래커는 이러한 플래너의 계산에 따라 로봇이 목표 지점에 정확히 발을 디딜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연구팀은 보다 복잡한 환경을 자동으로 생성해 트래커를 지속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는 알고리즘 또한 함께 개발했습니다.
덕분에 로봇은 점차 난이도가 높은 다양한 동작을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황보 교수는 "사람도 처음부터 어려운 일에 도전하지 않습니다.
쉬운 것을 단계적으로 배우며 발전하는 것처럼 로봇도 유사한 학습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라고 밝히며
플래너와 트래커의 모든 계산은 로봇에 장착된 컴퓨터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실험에는 연구진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네발 보행 로봇 '라이보(Raibo)'가 동원되었습니다.
새로 개발한 제어 시스템을 적용받은 라이보는 벽을 이용해 달리고, 초당 4미터 속도로 징검다리를 건너며, 최대 1.3미터 너비의 간격까지 거뜬히 뛰어넘었습니다.
30도 경사의 언덕과 계단, 크기가 다양하게 섞인 상자들로 조성된 복잡한 환경에서도 민첩하고 정확한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발판이 흔들리거나 지도 정보에 오차가 있어도 라이보는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이번 시스템은 실제 재난 현장이나 건설 현장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지형에서도 로봇이 더욱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로봇이 사람 대신 위험 지역에서 작업할 수 있는 기술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며
앞으로 이를 야외 환경에도 적용해 구조 작업, 탐사, 군사 분야 등에서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임을 전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발표되며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네발 로봇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복잡한 환경을 누비며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 보이는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기술이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