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하다 떠올린 발상 혈전 압축 기기로 뇌졸중 치료 새 지평

샤워하다 떠올린 발상 혈전 압축 기기로 뇌졸중 치료 새 지평
샤워하다 떠올린 발상 혈전 압축 기기로 뇌졸중 치료 새 지평
체내에서 직접 만드는 항암제 카티 기술이 256조 시장을 연다
샤워를 마친 후, 배수구에서 머리카락이 엉켜 있는 것을 보면 어떻게 처리하나요?
손에 머리카락을 얹고 두 손바닥을 비비면 머리카락은 한 덩어리로 뭉쳐지고 쉽게 제거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단순한 일상적 행동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예방하는 첨단 의료 기술로 진화했다는 사실, 놀랍지 않으신가요?
바로 혈관을 막는 피떡인 혈전(血栓)을 머리카락처럼 뭉쳐 제거하는 새로운 방법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혈전 제거의 대혁신을 일으켰습니다.
기계공학과 자오 루이커(Ruike Renee Zhao) 교수와 의대 방사선과 제러미 하이트(Jeremy Heit) 교수 연구팀은
섬유성 단백질에서 형성된 혈전을 압축해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월 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머리카락처럼 뭉쳐가는 혈전, 크기를 5%로 줄이다
혈전은 피브린 단백질이 그물처럼 얽히며 적혈구를 결속해 끈끈한 덩어리를 이루는 구조입니다.
이 덩어리가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을 차단하면 뇌졸중이 발생하는데, 이를 신속히 제거하지 않으면 뇌세포가 손상됩니다.
그러나 현재 혈전 제거 기술은 첫 시도에서 성공률이 겨우 50%에 그치고, 추가적인 시도에서도 실패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스탠퍼드 연구팀이 만든 신기술은 혈관 속에 미세 회전장치를 삽입해 혈전을 압축시키고 단단하게 뭉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기존의 진공 청소기 방식이나 금속 망을 사용하는 방법과 달리, 새 기술은 단단한 혈전도 첫 시도에서 90% 이상의 제거율을 보였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기술은 뇌졸중뿐 아니라 심근경색(심장마비)과 폐색전증 같은 다양한 혈관 질환 예방에도 큰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습니다.
기존 방식 vs 새로운 미세 회전장치
현재 의료계에서 사용하는 방법들은 혈전에 직접 접근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많았습니다.
진공 청소기로 혈전을 빨아들이거나 스텐트 형태의 금속 망으로 걸러내는 방식은 종종 실패하며
실패한 경우에는 혈전 조각이 다른 혈관을 막아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오 교수가 개발한 미세 회전장치는 전단력과 압축력을 활용해 혈전을 부수지 않고 부피를 원래 크기의 5%까지 줄입니다.
돼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혈관 내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했으며, 인공 혈관 테스트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 장치의 작동원리는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물리적 현상에서 차용됐습니다.
머리카락 뭉치를 손으로 비빌 때, 전단력이 작용해 덩어리가 작아지는 것처럼
미세 회전장치는 혈관 속에서 피브린 단백질을 압축하고 이어 흡입하는 방식으로 기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