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돼지 키메라 실험 성공 심장 이식의 새로운 시대

인간 돼지 키메라 실험 성공 심장 이식의 새로운 시대
인간 돼지 키메라 실험 성공 심장 이식의 새로운 시대
과학자들이 세포 속에서 발견한 노화의 비밀 섬유화 현상 포착
자궁에 자리 잡은 지 3주밖에 되지 않은 작고 여린 생명이 심장을 두드리며 존재를 알리는 순간은 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초음파 기기로 아기의 심장 소리를 처음 들은 예비 부모들이 느끼는 경이로움과 벅참은 쉽게 잊히지 않을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 광저우의 과학자들에게도 그와 같은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실험실에서 관찰한 것은 아기 심장의 박동이었지만, 그 심장은 돼지 배아에서 자라난 것이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돼지 배아에 인간 심장을 성장시킨 이 놀라운 성과는 과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중국 광저우 생물의약건강연구소의 라이 량쉐 박사 연구팀이 돼지 배아에서 인간 심장을 성공적으로 성장시켰다는 소식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인간의 심장을 가진 돼지 배아는 21일 동안 생존하며 심장박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는 홍콩에서 개최된 국제줄기세포학회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공개되었는데요, 과학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를 체감하게 만드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돼지 배아와 인간 심장, 21일의 실험
돼지는 장기 크기와 형태가 사람과 유사해 장기 기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잠재적 대안으로 오랫동안 주목받아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려는 시도는 면역거부반응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주요 연구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라이 박사 연구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돼지 몸속에서 인간 장기를 키우는 방법을 모색해왔습니다.
지난 2023년에는 돼지 배아에서 인간 신장을 키우는 데 성공했으며, 이번엔 심장을 대상으로 한 동일한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것입니다.
우선, 연구진은 사람의 피부세포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를 제작했습니다.
이 세포는 다양한 종류로 분화할 수 있는 것으로, 윤리적 논란이 없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여기에 사멸 방지 및 성장 촉진 유전자를 추가한 후, 이를 돼지 배아에 주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아의 심장을 형성하는 유전자 두 가지를 제거함으로써 사람 세포가 해당 역할을 대신하게 설계되었습니다.
그 결과 인간 심장은 돼지 몸속에서 자라났고, 21일 동안 작동한 후 실험이 종료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인간 세포가 돼지 심장의 성장을 방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같은 시기의 인간 심장과 유사한 크기와 상태로 성장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였습니다.
당시 사용된 형광 기술을 통해 심장에서 인간 세포가 얼마나 차지했는지도 검토되었고, 앞선 신장 실험 결과를 참고하면 인간 세포 비율은 약 40~60%로 추정됩니다.
미래의 장기 기증 문제를 해결할 열쇠, 키메라 기술
이번 연구는 흔히 '키메라 기술'로 불리는 첨단 과학의 일환입니다.
키메라는 서로 다른 종의 세포를 한 생명체 안에서 함께 자라게 하는 기술로, 장기 이식과 질병 연구에 혁신적인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돼지의 몸속에서 인간화된 심장을 만드는 이 실험은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 스탠퍼드대학교 나카우치 히로미츠 교수는 키메라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시궁쥐의 몸에서 생쥐의 췌장을 성장시키고, 이를 당뇨병 질환 생쥐에게 이식해 치료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또한 소크 연구소에서는 돼지 배아에 인간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하며 근육과 장기에서 사람 세포를 키워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