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병을 깬 기술 AI가 만든 루게릭 환자의 새 목소리
침묵의 병을 깬 기술 AI가 만든 루게릭 환자의 새 목소리
침묵의 병을 깬 기술 AI가 만든 루게릭 환자의 새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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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이 마비되어 말을 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다시 목소리를 찾을 날이 머지않았다.
미국의 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UC 데이비스) 연구팀은 뇌 신호를 해독해 사실상 실시간으로 음성으로 변환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개발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같은 날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BCI는 뇌에서 발생하는 신경 신호를 포착 및 분석하여 외부 장치와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인간의 생각을 컴퓨터로 전달해 음성이나 문자, 기계 동작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과거에도 마비 환자의 뇌 신호를 음성으로 변환해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 연구 성과가 있었다.
문제는 변환 속도였다. 기존 기술은 생각을 음성으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걸려 자연스러운 대화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 UC 데이비스 연구팀은 0.025초의 차이로 생각을 음성으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실제 사람이 대화할 때의 속도와 유사하다.
연구진은 실험 과정에서 환자의 뇌의 언어를 주관하는 부위에 네 개의 미세 전극을 삽입하여 수백 개의 신경세포 활동을 실시간으로 기록했다.
참가자들에게 문장을 보여주고 따라 말하게 하여 뇌 신호를 수집했고
AI는 특정 문장에 대응하는 뇌 신호를 학습했다. 이후, AI는 새로운 뇌 신호를 감지하면 즉시 해당 신호를 음성으로 변환했다.
이 기술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환자를 대상으로도 실험되었다.
ALS는 온몸 근육이 점차 마비되는 희귀 질환으로, 흔히 루게릭병으로 알려져 있다.
말로 의사를 표현할 수 없던 한 환자는 새롭게 개발된 AI 시스템 덕분에 가족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단순한 의사소통뿐 아니라 억양을 넣어 질문을 하고 간단한 멜로디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미리 저장된 단어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단어를 즉석에서 발화하는 것도 가능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BCI 시스템이 생성한 음성을 들은 사람들은 약 60%의 정확도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으며, 이는 기존 4%에서 약 15배 향상된 결과였다.
다만, 연구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까지는 한 명의 환자에게서만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으며, 다른 원인으로 인해 언어 구사가 어려운 경우에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브레인게이트2라는 이름의 임상시험을 통해 이를 확인할 예정이다.
연구책임자 세르게이 스타비스키 교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목소리로 소통할 수 있게 될 날이 올 것"이라며
이 기술이 사회적 참여와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