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년 전 인류 최초의 목조 건축물 찾았다
50만년 전 인류 최초의 목조 건축물 찾았다
다누리로 촬영한 달 분화구 가장 정확한 달 남극 지도 완성
인류가 50만년 전부터 통나무집을 짓고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이 출현하기도 전부터 고인류가 나무를 교차시키는 목조 건축 기술을 갖고 있었다는 말이다.
영국 리버풀대의 로런스 바햄(Lawrence Barham) 교수와 에버리스트위스대의 제프리 덜러(Geoffrey Duller)
교수 연구진은 2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아프리카 잠비아의 칼람보(Kalambo)
폭포에서 발견된 약 47만 6000년 전의 고대 목조 구조물이 건축에 목재를 사용한 최초의 사례일 수 있다”고 밝혔다.
통나무에 홈 파고 수직으로 교차시켜
바햄 교수 연구진이 칼람보 강 유역에서 발굴한 고대 목조 구조물은 통나무 두 개가 십자로 맞물린 형태이다.
두 나무는 의도적으로 절단된 홈으로 연결됐다. 주변에는 나무 도구도 있었다.
통나무마다 도구 자국도 남아있었다.
연구진은 이 통나무가 주기적으로 물에 잠기는 지역에서 높게 지은 통로나 집의 기초였다고 추정했다.
칼람보 폭포는 잠비아와 탄자니아 사이 국경 근처에 있다.
이곳에서는 예전부터 유물이 많이 발굴됐다.
바햄 교수 연구진은 2019년 폭포 옆 절벽을 내려갔다가 강둑에서 나무가 튀어나온 모습을 발견했다.
우기(雨期)에 불어난 강물이 흙을 쓸고 지나가 땅속에 있던 목제 구조물이 드러난 것이다.
연구진은 ’발광 연대 측정법’으로 통나무의 나이를 확인했다.
무기물은 땅속에서 주변 방사능을 흡수해 에너지로 저장할 수 있다.
무기물은 나중에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희미한 빛을 낸다.
빛의 강도는 퇴적물이 마지막으로 햇빛에 노출된 이후의 시간을 측정하는 척도가 된다.
보통 석영을 이용해 발광 연대 측정을 하지만, 이번에는 석영보다 방사능을 더 많이 흡수하는 장석을 사용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굴한 통나무는 더 큰 배터리로 더 많이 충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통나무를 감싸고 있는 퇴적물에서 나온 장석은 47만6000년 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울런공대의 리처드 로버츠(Richard Roberts) 교수는 이날 사이언스지에
“이번 연구진의 연대 측정은 신뢰할 만하다”고 말했다.
연대 측정이 맞는다면 이번 통나무는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보다
더 오래된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가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는 100만년 전에 출현해 10만년 전까지 살았다.
호모 사피엔스는 4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했다.
칼람보 폭포 유적에서는 고인류 화석이 나오지 않았지만,
잠비아의 다른 곳에서는 30만년 전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의 화석이 나왔다.
나무는 돌보다 더 빨리 썩기 때문에 유물이 많지 않다.
그래도 더러 오래된 목재 유물이 발굴된다.
이스라엘에서는 78만년 전에 만든 판자가 발굴됐다. 판자는 광택이 났다.
독일에서는 30만년 전 목재 도구들이 나오기도 했다.
폭포나 강변은 습기가 많아 목제가 쉽게 썩는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목제 구조물은 오히려 물에 잠긴
퇴적물 덕분에 원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모래와 흙이 산소나 미생물 접근을 막은 것이다.
목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에 녹은 무기물을 흡수해 내구성이 높아졌다고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