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영상으로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
뇌 영상으로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로 인해 치매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뇌 영상을 분석해 치매의 한 종류인 알츠하이머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동하 한국뇌연구원 인지과학연구그룹 선임연구원과 홍창형, 손상준, 노현웅 아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공동 연구진이
뇌 영상에서 백질의 패턴을 분석해 노년층의 알츠하이머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학회 저널’에 지난 12일 게재됐다.
뇌의 백질은 피질과 피질하 영역을 연결하는 신경 섬유로 구성돼 있다.
뇌 기능을 담당하는 회백질(gray matter) 영역에 기능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백질에 이상이 생기면 노년층에서는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따라서 뇌의 구조적 네트워크에서 백질의 이상을 조기에 찾아내는 것은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아밀로이드 양전자 단층촬영(PET) 같은 뇌 영상들을 통합해 백질 신호를 분석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얼마나 유용한지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뇌 자기공명영상은 강력한 자석을 이용해
뇌의 질환을 평가하는 기술이며, 아밀로이드 양전자 단층촬영은 알츠하이머의 핵심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하는 물질을 주입해 침착 정도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 ‘혁신형 만성뇌혈관질환 바이오뱅킹 컨소시엄’을
통해 확보한 454명의 뇌 MRI와 아밀로이드 PET 데이터를 바탕으로 백질 패턴을 파악했다.
연구진은 백질 패턴과 개인 간 변동성에 초점을 맞춰, 개인 뇌의 전체 백질을 3차원 공간 모형인 ‘복셀’로 재구성했다.
복셀은 부피(volume)와 픽셀(pixel)을 조합한 단어로, 2차원 이미지의 최소 단위는 픽셀
3차원 공간에서 최소 단위는 복셀로 나타낸다. 그리고 인지 또는 기능 장애를 보다
정확히 분류할 수 있도록 MRI와 아밀로이드 PET를 결합한 앙상블 모델을 만들었다.
만든 모델의 백질 패턴만을 활용해 인지 장애 여부를 88% 이상 예측할 수 있었다.
치매 여부는 77% 이상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또 백질 패턴의 개인 간 변동성은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 바이오마커, 인지기능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동하 선임연구원은 “백질의 고도화 패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인지장애나 치매 여부를 판단한다는
점이 새로운 점”이라며 “향후 치료 반응성 예측과 같이 백질을 활용한 노화 연구를 위한 분석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창형 교수도 “최근에는 독거노인이나 보호자와 왕래가 적은 노인이 많지만, 인지 장애나 치매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1시간 이상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면 임상 진료 현장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