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중 청각 반응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조심에 관련된 교훈을 담고 있지만, 소리의 굴절을 원리로 한 과학적인 속담이기도 하다.
굴절은 파동이 서로 다른 매질의 경계면을 지나면서 진행방향이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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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소리는 공기의 온도 차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는데, 이때 공기의 속도에 따라 소리가 꺾여 낮에는 위쪽, 밤에는 아래쪽으로 확산된다.
그렇다면 사람은 언제 소리를 잘 들을까? 수면 중이어도 소리를 들을까?
이 질문에 답이 될 만한 연구 결과가 최근 Nature NeuronScience지에 발표됐다.
수면 중 뇌가 음악과 말, 소리 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고,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관찰한 연구 결과다.
수면 중 외부의 감각자극은 행동반응을 유발하지 않아
수면은 환경자극에 대한 이탈과 외부 자극에 대한 행동 반응성의 가역적, 항상성 조절 상태로 정의된다.
때문에 외부 감각 자극에 대한 높음 각성 임계값은 수면을 정의하는 주요 기준이기도 하다.
실제로 사람들은 잠을 자면서 외부 세계와 단절된 느낌을 받는다. 수면 중 감각자극이 행동반응이나 의식적인 인식을 거의 유발하지 않는 이유다.
수면중 청각 반응
간혹 렘수면 상태에서 인식하고 잠에서 깬 후 이를 가볍게 기억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자극이 반응으로 즉각 전이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피드백 신호와 같은 감각 처리의 특정 측면을 억제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활동 중의 뇌, 수면 중일 때의 뇌가 자극을 처리하는 방법이 어떻게 각각 다른지 말이다.
신호에 대한 낮에도 밤에도 소리를 듣는 우리 뇌
텔 아비브대학(Tel Aviv Univ.) 생리학·신경과학 연구팀이 잠자는
뇌의 청각반응을 관찰한 결과 사람의 뇌는 각성 중일 때나 수면 중일 때 모두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거의 유사한 방식과 강도로 소리정보를 처리한다.
연구팀은 치료 목적으로 뇌에 전극 네트워크를 이식한 뇌전증 환자 13명에게 음악과 여러 소리에 대한 반응으로 대뇌피질 활동을 연구했다.
대상자에게 음악, 가사가 있는 노래를 듣게 한 결과 이들 청각자극은
렘수면과 비렘수면 중 측면 측두엽에 강력한 고감마(80~200Hz) 전력 반응을 유도했다.
또한 청각자극으로 촉발된 신호가 뇌에서 오래 지속되고, 더 많은 영역으로 전달된다고 밝혀졌다.
쉽게 말해 외부 자극의 감각 정보는 깨어있을 때와 수면 중일 때 모두 거의 유사한 방식과 강도로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차이는 있다. 수면과 각성 상황 전반에 걸친 자극이 1차 청각피질에 매우 유사하게 반응했지만,
상위 뇌 영역은 억제된 반응을 보였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면 중 들은 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설명해준다.
실험 패러다임: 특히 b.는 신경 활동이 기록된 모든 부위의 피질 평면도이며 LH: 왼쪽 반구, RH: 오른쪽 반구를 의미.
연구에 따르면 각성과 수면 중 청각자극에 나타난 가장 큰 차이는 반응이다.
즉 사람의 뇌는 청각자극을 인식하지만, 수면 중에는 이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지 않도록 억제한다는 것.
사람의 뇌는 깨어있는 상태에 인식한 청각자극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해석하면서 지속적으로 피드백 신호를 보낸다.
반면, 수면 중의 뇌는 이러한 신호가 크게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실제로 대상자의 뇌파를 분석한 결과 수면 중 측면 측두엽에 대한 반응 크기가 약화되었고, 1차 청각 피질을 넘는 반응·몰입 속도 역시 감소했다.
이 결과에 대해 프라이드(Itzhak Fried) 박사는 “우리가 여전히 외부 세계의 감각정보를 처리하고 있지만,
이것을 여전히 의식하지 못하는 이유”이며, 그런 의미에서 수면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결과는 뇌에서 들어오는 정보와 최근 정보를 처리할 때 수면 중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한 연구로 연계·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