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 후유증의 비밀 뇌 감염력 높이는 돌연변이 발견
코로나 장기 후유증의 비밀 뇌 감염력 높이는 돌연변이 발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만성 후유증으로 불리는 롱코비드(long COVID)가 어떻게 생기는지 밝힐 실마리가 나왔다.
코로나에 걸리고 3개월이 지나도 증상이 여전한 환자가 많았다. 이번 연구는 이런 롱코비드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시카고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SARS-CoV-2)에서 중추신경계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돌연변이를 발견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롱코비드는 코로나19 진단 뒤 3개월이 지나도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증상이 최소 2개월 동안 지속되는 증세를 말한다.
흔히 뇌에 안개가 낀 듯 머릿속이 흐릿하고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사람이 꽤 많다.
미각 또는 후각 상실, 피로, 현기증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도 포함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롱코비드 환자는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지만, 여전히 그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쥐를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시킨 뒤 뇌와 폐에서 복제된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표면의 돌기(스파이크)를 인체 세포에 결합시키면 그 부분이 함몰되면서 바이러스가 안으로 침투한다.
유전체 분석 결과 스파이크를 만드는 부분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폐에 새로 복제된 바이러스는 처음 감염된 바이러스와 스파이크 단백질이 흡사했으나
뇌에서 추출한 바이러스는 대부분 스파이크 단백질의 중요한 영역이 삭제되거나 돌연변이가 생겼다.
저드 헐트퀴스트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과학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에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세포로 들어가는 ‘뒷문’의 열쇠와 같다고 설명했다.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는 스파이크로 세포 표면과 결합하고 침투하지만, 스파이크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바이러스가 바로 세포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즉 뇌는 기도나 폐와는 달리 바이러스가 뒷문으로 들어와야 감염이 더 잘 된다고 볼 수 있다.
돌연변이 바이러스는 주로 뇌의 해마나 운동앞겉질에서 발견됐다. 모두 기억이나 운동 기능과 관련된 부위다.
연구진은 “감염된 세포가 롱코비드의 신경학적 증상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헐트퀴스트 교수는 “롱코비드 증상이 뇌 세포가 바이러스에 직접 감염돼 나타나는지
감염 이후에 지속되는 면역 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지 알 수 없다”면서도
“만약 뇌를 포함한 중추 신경계의 세포가 바이러스에 직접 감염돼 나타난다면,
뒷문을 억제하는 물질을 사용해 바이러스를 뇌에서 제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매슈 프리먼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라이브 사이언스에
“인간에서도 쥐와 동일한 돌연변이가 발견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며
“바이러스가 처음에 어떻게 복제되는지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