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주자 약물 중독 생쥐 뇌에서 치료법 찾는다
스트레스 주자 약물 중독 생쥐 뇌에서 치료법 찾는다
쥐 뇌종양 세포 찰나 포착 현미경으로 본 세상의 경이로움
마약에 쉽게 중독되는 사람이 따로 있을까. 최근 마약을 비롯한 약물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어떤 사람이 마약을 찾는지, 더 쉽게 중독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직접 연구를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사람에게 마약을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주현 한국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실험동물로 중독으로 인한 뇌 변화를 연구하며 새로운 치료법을 찾고 있다.
김 선임연구원이 주목하는 동물은 마우스(생쥐)다.
김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약물 중독은 약물 종류와 성별, 연령대, 중독 단계에 따라 뇌세포의 변화가 다르게 나타난다”며
“생쥐를 이용해 중독이 뇌에 미치는 변화와 중독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같은 중독 상황에서도 왜 어떤 사람은 중독에 쉽게 빠지고
또 어떤 사람은 재활이 잘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전적으로 중독에 더 취약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같은 유전자라도 자라온 환경에 따라 중독 위험이 크게 달라진다.
김 선임연구원은 스트레스가 중독 취약성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약물에 의존하게 된다는 건 상식이지만
실제 스트레스를 받은 뇌가 어떻게 약물에 중독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건 다른 문제다.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을 살피고, 환경 스트레스가 어떻게 뇌에 작용하는지 자세하게 살펴야 한다.
그는 마우스를 이용해 환경 요인이 어떻게 뇌 세포에 영향을 줘서 마약 중독으로 이어지는지 살폈다.
이를 위해 일종의 학대 상황을 만들어 마우스에게 정서적 스트레스를 줬다.
김 선임연구원은 “마치 학생이 일진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서 우울증에 시달리는 동물 모델을 만든 것”이라며
“이런 우울증이나 환경적 요인이 어떻게 뇌에 작용해서 약물 중독에 빠지는지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런 동물실험은 마약 중독의 과정을 밝히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필수다.
김 선임연구원은 “사회적 패배와 같은 환경적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들이 약물 중독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쥐와 도파민 메커니즘이 비슷한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낸 새로운 사실도 있다. 환각제를 사용한 경험이 마약 중독에 덜 취약하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환각제 사용 경험이 마약 중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통념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김 선임연구원은 “환각제가 뇌신경회로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중독이 방지된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중독의 경과에 영향을 미치며, 중독 치료법 개발에서 이러한 변수들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의 중독 치료법은 대부분 심리 상담이나 약물 격리 치료에 한정돼 있어 치료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과 약물을 결합한 새로운 치료법들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경두개자기자극(TMS)와 심부뇌자극(DBS) 같은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