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숙제 ; 사교육 증가 속에 많은 아이들이 숙제와 씨름하게 되면서 어려운 숙제를 같이 봐주는 부모도 늘고 있다. 하지만 ‘숙제를 부모가 돕는’ 것과 ‘학업 성적’ 사이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부모가 아이의 숙제를 도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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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육부는 숙제를 ‘자녀가 배우는 기회’인 동시에 ‘가족이 자녀 교육에 참여할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 미국 델라웨어 대학 로라·데시몬 교수 연구팀은 부모가 숙제를 돕는 것이
아이의 학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 카테리나 보도브스키(Katerina Bodovski) 교수 연구팀은 1997년~1998년·2011년의
전국 데이터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및 교육수준 등 변수를 고려한 보다 고도의
통계 모델을 사용해, 선행 연구보다 한층 더 깊이 있는 새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초등학생의 수학과 국어 성적에 부모가 숙제를 도와주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이의 숙제
보도브스키 교수는 이하의 3가지를 지적했다.
◆ 인지적 손실
부모가 반드시 교육학이나 발달심리학에 정통한 것은 아니며, ‘자녀가 숙제를 자력으로 풀 수 있도록
적절히 지도하는’ 스킬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숙제를 돕는다’고 해도
단순히 정답을 가르치는 데 그쳐 아이가 문제해결 연습을 통해 얻는 인지적인 장점이 상실될 수 있다.
◆ 가정에 미치는 악영향
자녀의 숙제를 부모가 매일 돕는 것이 가족생활의 스트레스를 증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인디애나 대학 연구팀의 선행 연구에서 아이 숙제에 관여하는 부모는 필요 이상으로 압박을 가하거나,
반대로 교실에서 용서되지 않는 아이의 행동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 간 갈등 혹은 부모와 자녀의 갈등을 고조시킬 수도 있다.
◆ 책임 회피
부모가 숙제를 돕는 행동은 자녀에게 책임을 미루는 감각을 조장할 수 있고 시간 관리 등의 기술을
익힐 기회를 박탈할 우려도 있다. 보도브스키 교수는 “초등학교에서는 지식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습방법이나 습관을 익히는 것이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원격수업이 확산돼 부모가 자녀 공부에 도움을 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홈스쿨링 사례와 학교를 다니면서 내는 숙제를 부모가 도와주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