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감염 진단 6시간에서 20분으로 단축
인플루엔자 감염 진단 6시간에서 20분으로 단축
국내 연구진이 바이러스 초기 감염 여부를 20분이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인플루엔자 신속 항원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그간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알려면 6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 소요 시간을 확 줄인 것이다.
연구진은 시중에 판매되는 인플루엔자 신속 항원 진단키트보다 항원 검출 감도를 최소 100배 높였다.
바이러스 확산 초기에 감염 여부를 빠르게 진단해 전파력이 높은 바이러스 확산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김민곤 교수 연구팀은
“바이러스와 항체가 결합할 때 나오는 형광 신호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이를 모세관 현상을 이용하는 신속
항원 진단키트에 적용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만 정확하게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항원 진단키트에 환자의 액체 시료를 떨어뜨리면 모세관 현상으로 섬유 소재의 스트립을 따라 올라가면서 그 안의 항체와 반응한다.
연구팀은 “현재 사용하는 분자 진단과 항원 진단의 장점만을 조합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정확하고 빠르게 알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표준 방법으로 사용되는 분자 진단 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확인하는 방법이어서 정확성이 높긴 하지만,
유전자 증폭 과정이 필요해 결과가 나오기까지 평균 6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항원 진단 기술은 바이러스의 단백질(항원)에만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누구나 쉽게 사용하고 20분 이내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를 형광 물질과 결합했다.
항체가 바이러스 항원과 결합하면 형광 신호가 나와 바로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항원항체 반응을 더 빨리 정확하게 감지하도록 금속 증강 형광 현상을 이용해 형광 신호를 이전보다 강하게 만들었다.
금속 증강 형광 현상은 금속 표면의 자유전자가 진동하면서 발생한
이른바 플라스몬(plasmon) 에너지가 발광체의 형광 에너지와 공명을 일으켜 빛이 증폭되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플라스몬 에너지를 내는 금 나노막대와 형광 발광체를 구멍이 무수히 나 있는 구조물 안에 넣었다.
그리고 두 물질 사이의 거리를 조절해 형광 신호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최적의 금속 증강 형광 현상 조건을 찾았다.
금 나노막대와 발광체 사이 거리가 10.3㎚(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일 때 형광 신호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신속항원진단기술에 적용했다.
진단키트에서 항체가 바이러스 항원과 결합하면 금 나노막대와 형광 발광체 복합체에서 빛이 증폭된다.
연구진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단 제품 대비 최소 100배 정도 감도가 향상됐다고 밝혔다.
검사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연구팀은 시료 주입 후 20분 이내에 바이러스 항원을 고감도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신속 항원 진단 기술로 분자 진단 검사를 통해 양성으로 확인된 환자 시료를 100% 똑같이 진단했다고 밝혔다.
논문 제1저자인 김민곤 GIST 교수는 “기존 바이러스 진단 방법의 문제점을 해결한
신속 항원 진단 기술은 분자 진단 기술과 100% 같았다”면서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센서 개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 화학회(ACS)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인 ‘ACS 나노’에 지난달 1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