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이후 10년 줄기세포 종주국 일본 위상 흔들린다
노벨상 이후 10년 줄기세포 종주국 일본 위상 흔들린다
다누리 편광카메라 군집위성 도요샛 천문연이 뽑은 올해 10대 뉴스
올해 10월 독일 기반의 글로벌 제약사인 바이엘이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2억5000만 달러(약 3218억원)를 들여 세포 치료제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하지만 바이엘이 이 시설을 지은 것을 두고 업계에선 의구심이 제기됐다.
바이엘이 보유한 세포 치료제는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한 벰단프로셀(bemdaneprocel)이 유일한데, 이 약은 내년 임상2상을 앞둔 초기 단계 의약품이다.
벰단프로셀은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유도만능줄기(iPS) 세포를 이식해 도파민 신경세포를 되살리는 치료제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돼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운동 기능이 떨어지고 나중에는 장기 근육까지 딱딱하게 굳어 사망한다.
뇌에 도파민을 투입해 증상을 늦출 수는 있지만, 진행된 병을 되돌리는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8월 공개된 임상 1상에서 벰단프로셀을 이식받은 참가자 12명의 뇌를 12개월 후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한 결과 신경세포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임상 1상 공개 직후 바이엘 주가는 치솟았다. 미국 언론은 파킨슨병을 정복할 가능성이 보인다고 타전했다.
바이엘이 곧바로 양산 체제에 들어간 배경이다.
올해 6월에는 제1형 당뇨병 줄기세포 치료제인 도니슬레셀(제품명 란티드라)이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미국 바이오벤처 셀트렌스가 개발한 이 약은 죽은 사람의 췌장 세포로 제작한 췌장섬 줄기세포 치료제다.
췌도라고도 불리는 췌장섬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가 ‘섬’처럼 군데군데 뭉쳐 있는 것을 뜻한다.
도나슬레셀은 당뇨병 환자 소장 주변 간문맥(肝門脈) 혈관에 주사하는 약이다.
이 약을 주입하면, 췌장섬 줄기세포들이 간으로 흘러 들어가 인슐린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셀트렌스가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대상자 30명 가운데 10명은 5년 넘게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고 스스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이병건 회장은 “제 1형 당뇨병은 완치가 되지 않고, 매일 매일 혈당을 체크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그런데 이 주사 한 방으로 5년 이상 혈당 체크와 인슐린 주사에서 벗어난다”고 말했다.
미국 FDA는 올해 6월 당뇨병 치료제인 도나슬레셀을 승인한 데 이어, A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인 록타비안,
낙형적혈구결핍증 세포 유전자 치료제인 리프제니아,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낫형적혈구결핍증 치료제인 캐스개비를 승인했다.
흔들리는 일본 줄기세포 연구…임상 뒤떨어져
지금까지 미국 FDA는 세포 유전자 치료제 허가에 소극적이라는 것이 업계 인식이었다.
FDA가 기존의 의약품을 심사할 때는 이 약이 몸에 들어와 질병을 고치는 방법,
이른바 ‘기전’이 뚜렷해야 허가를 내 줬는데, 줄기세포는 명확한 기전이라는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