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냐 미니 티라노 두고 고생물학계는 논쟁 중
넌 누구냐 미니 티라노 두고 고생물학계는 논쟁 중
1942년 미국 몬태나주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은 고생물 학계를 혼란에 빠트렸다.
‘피티’라는 이름이 붙은 화석의 주인공은 마치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지만, 크기는 말 수준에 불과했다.
폭군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한 육식 동물의 대명사였던 티라노사우루스라고 보기에는 다소 왜소한 체구로 인해 고생물학계에서는 그 정체를 두고 오랜 시간 논쟁을 벌이고 있다.
고생물학계에서는 피티가 왜소증에 걸렸거나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주장과 티라노사우루스와는 다른 별개의 종이라는 주장이 첨예한 대립을 펼치고 있다.
화석 발굴 초기에는 피티를 새로운 종으로 분류하면서 ‘나노티라누스(Nanotyrannus)’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최근 화석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어린 티라노사우루스가 맞는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피티를 다시 새로운 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고생물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영국 배스대 밀너진화연구소와 미국 시카고대 공동 연구진은 3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화석 연구’에 “피티의 화석을 바탕으로 재분석한 결과,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작은 턱, 긴 다리, 큰 팔을 가진 새로운 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간 잠잠했던 ‘나노 티라노사우루스’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이는 연구 결과다.
동물 뼈는 나무테와 비슷하게 매년 성장한 기록을 남긴다.
뼈에 남은 나이테를 분석하면 화석 속 공룡의 나이를 손쉽게 알 수 있다.
지금까지 피티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주장이 힘을 얻은 이유도 지난 2020년 뼈 나이테 분석으로 아직 성체가 되기 전인 15살에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던 탓이다.
연구진은 뼈 나이테와 함께 뼈의 성장 패턴을 분석하는 모델을 결합해 이와 반대되는 결론을 내놨다.
피티가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죽은 것은 맞지만, 앞으로 성장하면서 티라노사우루스와는 다른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연구진은 뼈의 형태와 성장판의 남은 정도를 고려해 피티가 성체가 됐을 때 형태를 재현했다.
그 결과 피티의 최대 몸무게는 900~1500㎏으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추정 몸무게인 800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거대한 몸체를 자랑하는 티라노사우루스의 키는 9m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 피티의 최대 키도 5m 정도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닉 롱리치 배스대 연구원은 “이는 피티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라는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거”라며
“수차례 모델링 분석을 반복했으나 피티의 성장률도 티라노사우루스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피티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라고 생각하는 고생물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가 15년 이후 급격한 성장을 거쳐 성체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일반적으로 티라노사우루스가 성체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20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15살인 피티의 몸집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티 뼈에 남은 성장판을 고려했을 때 이같은 급격한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