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반려견 복제 논란 정말 키우던 개와 같을까
유튜버 반려견 복제 논란 정말 키우던 개와 같을까
최근 국내 유튜버가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복제했다고 밝히면서 개 복제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펫로스로 인한 반려인의 심적 고통과 공허함은 충분히 공감되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복제라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 이 단체는 동물 복제 업체가 허가를 받지 않고 복제를 하고 있다며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유튜버가 반려견 복제를 의뢰한 업체는 체세포 핵 치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복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체세포 복제라고도 불리는 이 기술은 1996년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와 키스 캠벨 박사가
양의 체세포를 복제해 세계 최초의 복제동물인 양 돌리를 탄생시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체세포 복제는 복제할 개체의 체세포에서 추출한 핵을 다른 개체의 난자 핵과 바꾼 뒤에 해당 난자를 대리모 자궁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이용해 지금까지 양과 소, 돼지, 개를 포함해 20여종 이상의 동물을 복제했다.
2018년 중국 연구진이 암컷 원숭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 16일에는 중국과학원 연구진이 건강한 태반에서
복제한 배아를 키워 얻은 붉은털원숭이가 2년 이상 생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반려견 복제를 중개하는 크리오아시아의 한형태 대표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체세포 복제로 세계 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한 뒤 국내외 반려견 복제 업체가 모두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크리오아시아는 현재 국내에서 동물 복제 서비스를 시작한 황 전 교수와 반려견 복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생명공학연구센터에서 개는 물론 낙타와 같은 동물을 복제하고 있다.
체세포 복제에 대한 과학적 의구심은 아직 남아있다. 원래의 동물과 복제 동물이 얼마나 같은지에 대해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제교정연구단의 구본경 단장은 “복제를 원하는 개체의 핵으로 바꾸더라도 난자 속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바뀌지 않는다”며
“핵을 치환한 뒤에도 수정란이 분열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 DNA 서열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복제한 개체의 유전 정보가 원래 동물과는 완전히 같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핵 DNA에 비하면 유전 정보가 적지만, 일부 변이가 유전병을 일으킬 정도로 영향을 준다.
구 단장은 나이가 들어 돌연변이가 축적된 세포의 핵으로 치환된 수정란은 원래 개체의 수정란과는 엄밀하게는 유전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체세포의 핵으로 치환하는 과정에서 배아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나 세포질이 손상된다고 보기도 한다.
한형태 대표는 “원래 동물과 복제 동물 사이의 유전자 일치율은 98% 이상이라고 본다”며 “실제로 매년 1~2건 정도
진행되는 반려견 복제 사례를 보면 외모는 거의 비슷하지만 행동 방식이나 성격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수명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이는 2022년 황우석 전 교수와 손영범 전남대 수의대 교수 등 UAE 생명공학연구센터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으로도 확인된 바 있다.
연구진은 약 20년 동안 1500마리에 달하는 개를 복제한 경험을 정리해 복제한 개들이 유전적으로 거의 같으나 드물게 다양한 표현형 변이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표현형은 유전적 정보에 환경의 영향이 더해져 겉으로 드러나는 생물의 특성을 말한다.
연구진은 복제 사례에서 성전환이나 홍채이색증(오드 아이), 소안구증, 구개열, 근육과다근위축증이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후성 유전이나 불완전한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봤다.
후성 유전은 DNA 서열의 변화 없이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후성 유전 기전인 DNA 메틸화는 X 염색체를 비활성화하거나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전 교수 연구진의 연구를 통해 DNA 메틸화 억제제를 사용하면 표현형 이상이 줄어든다는 것도 확인됐다.
하지만 아직 후성 유전은 자연에서 어떤 빈도로 발생하는지, 종이나 품종에 따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