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채굴 기술로

블록체인 채굴 기술로 생명체 기원 찾는다

블록체인 채굴 기술로 생명체 기원 찾는다

블록체인 채굴 기술로 생명체 기원 찾는다

천재 개발자들이 만든 전자차트계의 테슬라

국내 연구진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암호화폐를 채굴하듯이 생명체 탄생의 비밀을 캐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량의 데이터를 분산해 처리하고 보관하는 블록체인 방식을 활용해 수년 걸리던 시뮬레이션 시간을 2~3개월 수준으로 단축했다.

또 생체 분자가 합성되는 과정을 발굴한 모든 참가자에게는 암호화폐도 분배해 일반인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장 연구진은 25일 블록체인

기술로 생명체의 탄생을 연구하는 플랫폼(기반기술) ‘골렘(Golem)’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쥐보프스키 단장은 “지금까지 과학 연구은 선진국 위주로 이뤄졌으나,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슈퍼컴퓨터에 접근이 어려운 개발도상국도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며

“비용을 낮춘다면 여러 사람들이 과학 연구를 함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많은 사용자들이 함께 참여해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라고 불리는 블록체인은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한 뒤 수많은 컴퓨터에 동시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같은 데이터를 여러 곳에 분산해 저장하는 만큼 해킹으로 하나의 데이터를 위조하더라도 쉽게 알아챌 수 있어 보안에 큰 장점이 있다.

블록체인은 이론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다.

이를 금융거래에 적용해 탄생한 게 ‘암호화폐’다.

은행이 모든 사람의 금융거래 내역을 관리하는 기존 금융 시스템은 해킹에 취약하지만 블록체인 방식으로 장부를 관리하면

해킹의 위험이 없고 자금의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가령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비트코인 정보는 본인 이외에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복사돼 공유된다.

이 개념을 적용한 최초의 암호화폐가 바로 비트코인이다.

블록체인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많은 수의 사용자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데이터 검증에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해야 정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검증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제공한다. 이 과정은 ‘채굴’이라고 부른다.

연구진은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생명체를 이루는 분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핵산 같은 고분자로 현재는 특정한 기능을 가진 ‘효소’의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러나 효소도 생명체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원시 지구에서 생명체가 태어난 과정은 아직 완벽하게 밝히지 못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원시 지구에 존재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 메탄, 암모니아 같은 간단한 형태의 분자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화학 반응을 규칙으로 만들었다.

이 규칙은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해 시뮬레이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초기 생명체 네트워크(NOEL)’이라고 이름 붙인 이 네트워크에는 여러 사람들이 블록체인 방식으로 함께 참여해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110억개에 달하는 초기 분자의 반응 중 49억개의 반응이 생명체 탄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28개 반응은 유기물의 대사와 탄수화물의 합성에 관여했다.

다만 49억개의 화학반응 중 ‘자가 복제’가 가능한 물질을 만드는 반응은 수백개에 불과했다.

자가 복제는 생명체가 탄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꼽히지만, 생명체 탄생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효소가 필요해 생물학자들이 가진 미스터리 중 하나였다.

그쥐보프스키 단장은 “간단한 구조의 분자만 존재하던 시기 자가 복제가 거의 일어나기 어려웠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며

“원시 지구에서는 대사 반응은 가능했지만 자가 복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가 가능했던 이유로 블록체인 기술을 꼽았다.

시뮬레이션 연구에 필수로 여겨지던 막대한 양의 컴퓨팅 자원을 많은 수의 참가자로 해결한 덕이다.

이번 연구에는 전 세계에서 수백대의 컴퓨팅 자원이 활용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참가한 이들에게 분석 시간에 따라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나눠줬다.

그쥐보프스키 단장은 “2년 전에는 이 정도 규모의 시뮬레이션에 수년이 걸렸다”며

“블록체인을 활용한 이후에는 적은 비용으로 2~3개월 만에 연구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 연구에 도움되는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바란다”며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하는 데 기여하면서 암호화폐를 채굴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