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탄소 줄인다는 말은 헛소리 환경단체들 구글 찬양론 반박
AI가 탄소 줄인다는 말은 헛소리 환경단체들 구글 찬양론 반박
구글이 지난해 11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후변화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각국 환경단체들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낸 이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기후 대응에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최대 10%까지 줄일 수 있다.
유럽 연합(EU) 전체가 배출하는 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AI가 탄소중립을 위한 구원자가 아니라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미국 환경 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과 그린피스를 포함한 환경 단체 연합은 지난 7일(현지 시각) 보고서를 통해
“AI가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기술이 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기후 허위 정보의 확산을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필요한 전력도 증가하고 있다.
AI 작업은 일반 작업보다 복잡해 최대 10배에 달하는 컴퓨팅 성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AI 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는 시스템을 훈련시키는 데만 1년 동안 미국의 120가구가 쓰는 에너지를 쓴다.
환경 단체 연합은 앞으로 5~10년 안에 AI 시스템에 필요한 에너지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 봤다.
구글은 AI로 차량 흐름을 개선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프로젝트 그린라이트’를 세계 12개 도시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메탄 배출량을 감시하는 위성 프로젝트에 참여해 AI로 메탄 지도를 만든다고도 밝혔다.
당시 케이트 브랜트 구글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AI는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대로면 3년 동안 AI 시스템이 사용하는 에너지가 스웨덴 전체가 사용하는 양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이미 미국에서는 AI의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석탄 화력 발전소의 운영 기간을 늘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만약 AI를 가동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두 배로 늘리면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더라도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80% 증가한다.
기후 관련 허위 정보를 막기 위한 기후 행동 단체 ‘지구의 벗’의 마이클 쿠 디렉터는 “AI의 존재가 에너지 사용을 줄일 것이라고 믿을 근거가 없다”며
“AI 때문에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지으면서 에너지 사용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쿠 디렉터는 AI가 지구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을 ‘과대광고’라고 표현했다.
이들 단체는 또 AI가 기후 변화나 지구 기온 상승에 대해 허위 정보를 쉽게 퍼뜨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는 세계 최대의 탄소 배출 국가인 미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EU가 선거를 앞두고 있다.
합치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국가들의 기후 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는 시점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엑스(X·옛 트위터)와 같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의견들로 넘쳐나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 보고 있다.
환경 단체 연합 역시 AI로 허위 정보가 퍼지면 기후 위기를 억제하려는 노력을 더 방해할 것이라 전망했다.
환경단체연합은 “현재 AI와 관련된 정책은 자발적이고 불투명하면서 시행하기 어려운 약속에 의존하고 있다“며 “빅테크가 AI의 에너지 사용에 대해 투명하게 보고하고
AI가 기후 관련 허위 정보를 퍼뜨릴 수 있다는 위험을 살펴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는 AI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준수하지 않을 경우 명확하고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